방글라데시 BNP 압승, 인도는 왜 안도했을까
방글라데시 총선에서 야당 BNP가 압승하며 타리크 라만이 차기 총리 유력. 인도의 안보 우려 해소와 지역 정치 판도 변화 분석
다카 시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환호성. 방글라데시국민당(BNP) 지지자들이 개표 현황을 지켜보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2024년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축출된 이후 18개월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압도적 승리의 숫자들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BNP는 목요일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타리크 라만 당수가 차기 총리로 거의 확정된 상황이다. 구체적인 의석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지난 15년간 집권한 아와미리그의 완전한 몰락"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2024년 8월 학생 시위로 촉발된 민중 봉기 이후 첫 총선이었다. 당시 하시나 총리는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유혈 진압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도로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인도가 안도하는 이유
흥미롭게도 이번 BNP 승리에 가장 안도하고 있는 건 인도다. 왜일까?
하시나 정권 말기, 방글라데시 내 반인도 감정이 극도로 고조됐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하시나를 "인도의 꼭두각시"로 규정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 인도 국경수비대의 방글라데시인 사살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도 정부는 BNP가 집권하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손잡고 반인도 정책을 펼칠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BNP는 예상보다 온건한 모습을 보였고, 급진 이슬람 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와의 연합도 제한적 수준에 그쳤다.
'7월 헌장'이 바꿀 것들
BNP는 선거 공약으로 '7월 헌장'이라는 정치개혁 패키지를 제시했다. 핵심 내용은 총리 권한 축소, 대통령 중심제 도입, 사법부 독립성 강화 등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경제 정책이다. BNP는 "완전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외국인 투자 제한 철폐, 금융 시장 개방, 수출 중심 산업 육성이 주요 골자다. 방글라데시 경제가 8%대 성장률을 기록하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가부채는 GDP의 40%를 넘어섰고, 외환보유액은 급감했다. 하시나 정권 말기 경제 위기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지역 판도 변화의 신호탄
이번 선거 결과는 남아시아 전체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도 모디 정부는 그동안 하시나와의 개인적 유대를 바탕으로 방글라데시를 사실상 '우방국'으로 관리해왔다.
이제 인도는 새로운 방글라데시 정부와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특히 테스타 강 물 분할 협정, 국경 관리, 대중국 견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중국 역시 이번 정권 교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시나 정권 하에서 추진된 일대일로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될지, BNP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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