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회의론' 잠재운 143조원 매출 신기록
애플이 분기 매출 143조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AI 투자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했다.
143조원. 애플이 2026년 1분기에 기록한 매출 규모다. 지난 1년간 "애플의 전성기는 끝났나"라는 질문에 시달렸던 팀 쿡 CEO에게는 가장 명쾌한 답변이었다.
숫자가 말하는 압도적 성과
애플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에서 매출 1,438억 달러(약 143조원)와 주당순이익 2.8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9% 증가한 수치로, 월가 예상치(매출 약 1,380억 달러, 주당순이익 2.6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아이폰 매출은 85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팀 쿡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수요가 "단순히 놀라운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모든 지역에서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 시장의 반등이다. 대중화권 매출이 255억 달러로 전년 동기 185억 달러에서 38% 급증했다. 그동안 "애플의 중국 문제"를 거론했던 시각들이 성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비스 수익의 안정적 성장
하드웨어 판매만큼 인상적인 것은 서비스 부문의 성과다. 서비스 매출은 300억 달러로 14% 성장했다. 이는 애플이 투자자들에게 약속해온 "하드웨어 사이클을 반복 수익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다.
25억 개가 넘는 활성 기기를 보유한 애플에게 서비스 부문은 변동성을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소비자 수요가 흔들려도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재작성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수익률도 예상을 웃돌았다. 총 마진율은 48.2%로 메모리 등 부품 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견고함을 유지했다. 가격 결정력, 공급망 관리, 규모의 경제가 실질적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AI 군비경쟁에서 벗어난 여유
이번 분기 실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와 막대한 자본 지출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던 시점이다.
반면 애플은 화려한 미래 비전 대신 단순한 것을 보여줬다. 바로 실행력이다. "오늘 투자하고 내일 설명하겠다"는 방식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시장에서, 애플은 "오늘의 큰 성과"를 제시했다.
애플의 AI 접근법도 독특하다. 이달 초 구글과의 다년간 협력을 통해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을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에 활용하기로 했다. 동시에 얼굴 미세 움직임을 읽어 무음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스타트업 Q.ai를 인수했다.
이는 "기반 기술은 외부에서 조달하고, 특수한 영역은 인수를 통해 확보하며, 설치 기반을 활용해 확산시킨다"는 공급망 방식의 AI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
애플의 이번 성과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애플은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애플의 서비스 수익 모델은 하드웨어 중심의 한국 기업들에게 참고할 만하다. 한 번 판매로 끝나는 제품이 아닌,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다만 모든 부문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맥 매출은 84억 달러로 전년 동기 90억 달러에서 감소했고,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부문도 115억 달러로 전년 118억 달러보다 줄었다. 에어팟 프로 3의 공급 제약이 웨어러블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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