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내정부 장관 "국민당도 중국 위협 현실 직시해야
베이징 제재 대상 대만 내정부 장관이 국민당의 친중 성향을 비판하며 모든 정당이 안보를 당파성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대만 관료가 야당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고 공개 압박에 나섰다. 류스팡 대만 내정부 장관은 니케이 아시아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과 그 동맹 세력들이 중국의 위협을 인정하고 당파적 이익보다 국가 안보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국토안보 최고 책임자인 류 장관의 이번 발언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격화되고 있는 대만 내 정치적 갈등 속에서 나왔다. 특히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확대하고, 대만 정치권 내부에서도 대중 정책을 둘러싼 분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안보 vs 정치, 어디까지가 선인가
류 장관은 인터뷰에서 "모든 주요 정당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국민당뿐만 아니라 집권 민진당, 제3당인 민중당 모두가 중국 위협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비판 화살은 특히 국민당을 향했다.
국민당은 전통적으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 유지를 주장해왔다. 실제로 최근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간 '싱크탱크 교류' 계획이 발표되면서 대만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류 장관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안보를 당파성 위에 두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흥미로운 점은 류 장관 자신이 베이징의 제재 대상이라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대만 관료들을 개인 제재 명단에 올리고 있다. 이는 류 장관의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제 안보 위협에 대한 현실 인식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한다.
레드노트 금지에서 침투 공작까지
류 장관은 구체적인 안보 위협 사례로 최근 대만에서 금지된 중국 소셜미디어 앱 레드노트를 언급했다. 대만 정부는 이 앱이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사용을 제한했다. 류 장관은 "법 집행부터 침투 공작 대응까지 모든 영역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앱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이 소프트파워를 통해 대만 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경제적 유인, 문화 교류,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한 '회색지대' 공작이 전통적인 군사적 위협만큼 심각하다는 인식이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이유
대만의 이런 상황은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와 정치적 침투 시도는 동아시아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한국도 중국 앱과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 정치권 내 대중 정책을 둘러싼 갈등 등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대만 기업들과 함께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에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만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면,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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