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조용한 마을의 24시간 소음 전쟁: 비트코인 채굴장이 몰고 온 갈등

멈추지 않는 소음, 잠 못 드는 주민들

미국 텍사스의 한적한 소도시가 24시간 내내 멈추지 않는 기계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 외곽에 들어선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 시설이 그 원인이다. 주민들은 끝없는 저주파 소음이 평온했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채굴 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주민의 삶이냐, 기업의 이익이냐

주민들이 겪는 피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섰다. 한 주민은 "마치 공항 활주로 옆에 사는 것 같다"며 수면 장애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해 두통과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고 주장하며, 공동으로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 방음벽 설치 등 최소한의 소음 저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채굴 기업 측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백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매년 수백만 달러의 세수를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또한 텍사스주의 친기업 정책과 느슨한 소음 규제가 투자를 유치한 배경임을 강조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즉각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밝혔다.

규제 공백 속 커지는 갈등

이러한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라는 신종 산업에 대한 규제 공백에 있다. 특히 텍사스주는 에너지 비용이 저렴하고 규제가 적어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의 '성지'로 떠올랐지만, 소음이나 환경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미비한 실정이다. 지역 정부는 주민들의 민원과 기업의 경제적 기여 사이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