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퇴직연금에 비트코인이 들어온다
미국 401(k) 퇴직연금에 암호화폐 투자가 허용되면서, 10조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전망. 한국 퇴직연금에도 영향을 미칠까?
월급쟁이의 돈이 비트코인으로 간다
매달 200만원씩 퇴직연금에 넣는 직장인이 있다고 하자. 그동안 이 돈은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미국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 돈의 일부가 비트코인으로 향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해 5월 퇴직연금에서 암호화폐 투자를 사실상 금지했던 '극도의 주의' 가이드라인을 폐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8월 서명한 행정명령은 401(k) 퇴직연금에서 암호화폐를 포함한 '대안 자산' 접근을 '민주화'하라고 명령했다.
10조 달러가 움직인다
미국 401(k) 시장 규모는 10조 달러(약 1경 4천조원). 한국 전체 GDP의 7배가 넘는 돈이다. 이 자금이 조금씩이라도 암호화폐로 흘러가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앵커리지 디지털의 데이비드 라완트 연구책임자는 "퇴직연금 참가자들은 가격에 민감하지 않아 격주마다 자동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안정적인 '바닥 수요'가 생긴다는 뜻이다.
하지만 변화는 서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고, 보수적인 투자자문사들과 퇴직연금 플랫폼들이 움직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이런 변화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인디애나주는 공무원 퇴직연금에 비트코인 투자를 준비 중이고,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작년 4분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에 5억 3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국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00조원. 아직 암호화폐 투자는 허용되지 않지만, 글로벌 트렌드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ETF를 통한 간접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캐나다 국립은행처럼 암호화폐 투자를 줄이는 기관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합법화' 쪽으로 가고 있다. 유럽연합의 MiCAR 규제, 미국의 GENUIS 법안, 홍콩·싱가포르·UAE의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 구축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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