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피하는 러시아 암호화폐, 당신의 투자도 위험하다
러시아 연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서방 제재를 우회하며 수십억 달러를 처리하고 있어. 이것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과 한국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1,410억 달러. 작년 한 해 동안 불법 거래에 사용된 스테이블코인 규모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러시아와 연결된 루블 페그 토큰 A7A5를 통해 흘렀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이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연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여전히 제재 대상 기업들의 거래를 처리하며 서방의 경제 제재망에 구멍을 뚫고 있다.
제재를 비웃는 거래소들
가장 눈에 띄는 건 비트파파(Bitpapa)다. UAE에 등록된 이 P2P 거래소는 주로 러시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미국 재무부가 작년 3월 제재 명단에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운영 중이다.
엘립틱 분석에 따르면, 비트파파에서 나가는 암호화폐 거래의 9.7%가 제재 대상 기업으로 흘러갔다. 이 중 5%는 러시아 연계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로 향했다. 더 교묘한 건 지갑 주소를 계속 바꿔가며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다.
모스크바 페더레이션 타워에서 운영되는 ABCeX는 더 대담하다. 최소 11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처리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제재 대상 거래소들로 흘러갔다.
한국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것
이런 제재 우회 거래소들의 존재는 단순히 '러시아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신뢰성에 균열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나 빗썸 같은 국내 거래소들은 엄격한 KYC(고객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이런 불법 자금과 연결될 위험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한국 투자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더러운 돈'과 엮일 수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테더의 USDT가 러시아의 제재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루블 페그 토큰 A7A5는 작년에만 1,000억 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규제당국의 딜레마
한국 금융당국도 고민이 깊다.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특성상 완전한 통제는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미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까지 직접 규제하기는 어렵다. 결국 국제 공조를 통한 압박과 국내 거래소의 자율 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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