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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전쟁은 끝났다”... MS, 100조원 베팅한 '게임계 넷플릭스'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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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전쟁은 끝났다”... MS, 100조원 베팅한 '게임계 넷플릭스'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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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 콘솔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MS는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드웨어 전쟁 대신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와 클라우드 게이밍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전략의 핵심을 파헤친다.

핵심 요약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 콘솔 판매량이 소니와 닌텐도에 크게 뒤처지며 급감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하드웨어 경쟁에서 벗어나, 100조 원에 육박하는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콘텐츠를 무기로 '게임패스' 구독 서비스와 클라우드 게이밍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전략적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Xbox가 콘솔 전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판매량 데이터는 처참한 수준이다. 리서치 회사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최대 쇼핑 시즌인 지난해 11월 Xbox 시리즈 하드웨어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나 폭락했다. 같은 기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가 40%, 닌텐도 스위치가 10% 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하락 폭이 월등히 크다.

게임 판매량 추적 사이트 VGChartz의 추산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PS5는 920만 대, 닌텐도 스위치 2는 6월 출시 이후 1036만 대가 팔렸다. 반면 Xbox 시리즈 S와 X의 판매량은 다 합쳐 170만 대에 그쳤다. 2017년에 출시된 구형 닌텐도 스위치(340만 대)의 절반 수준이다.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 MS 게임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였던 로라 프라이어는 "회사가 더 이상 하드웨어를 출시할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장을 지낸 마이크 이바라 역시 Xbox의 "혼란스러운 전략"을 비판했다.

하지만 MS 경영진은 느긋해 보인다. 패배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아예 경기장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2023년 한 팟캐스트에서 "우리의 사업은 소니나 닌텐도를 콘솔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드웨어 판매량 경쟁이라는 '레드 오션'을 떠나겠다는 선언이다.

MS의 새로운 비전은 '어디서든 즐기는 게임 생태계'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우리의 게임 사업 모델은 콘솔, TV, 모바일을 아우르며 모든 플랫폼에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Xbox가 콘솔의 형태를 띠되, 사실상 PC처럼 작동하며 개방적인 시스템을 지향할 것임을 시사했다. CNBC에 따르면, MS는 플레이어가 콘솔, PC,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이 전략의 심장은 '게임패스(Game Pass)' 구독 서비스다.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을 내면 수백 개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이 서비스는 MS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Xbox는 2024년 기준 게임패스 구독자가 34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회계연도에 약 50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판매량이 들쭉날쭉한 하드웨어 대신, 안정적인 구독 수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이 거대한 '게임 넷플릭스'를 채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MS는 지난 몇 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2020년 베데스다의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81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콜 오브 듀티'의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무려 754억 달러(약 104조 원)에 사들였다.

물론 과제도 있다. 특히 클라우드 게이밍은 막대한 서버 운영 비용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분석기관 옴디아의 조지 지지아슈빌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CNBC에 "클라우드 게이밍은 모든 유저에게 개별적인 하드웨어 자원을 할당해야 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MS가 테스트 중인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 역시 수익원보다는 신규 이용자 확보 수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PRISM 인사이트

MS의 Xbox 전략은 자사가 가장 잘하는 싸움터로 전장을 옮기는 고전적 경영 전략의 교과서다. 하드웨어 제조와 유통에서 강점을 지닌 소니, 독창적 IP 파워를 지닌 닌텐도와의 경쟁을 피하는 대신, 자사의 압도적인 강점인 클라우드(Azure)와 구독 서비스(SaaS) 모델로 게임 산업의 룰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게임기 한두 대를 더 파는 문제가 아니라, 게임이라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MS의 클라우드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더 큰 그림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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