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견제용 '광물 동맹' 만든다는데, 한국은 어디에?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새로운 무역블록 구상을 발표. 한국 등 동맹국에 참여를 촉구했지만, 실제 참여 여부와 조건은 불분명한 상황.
3분의 2.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어제 워싱턴에서 한 말이다. 핵심 광물 각료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이 "전 세계 GDP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며, "우리는 모두 같은 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 '팀'에 누가 들어가고, 어떤 조건으로 참여하는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트럼프의 새로운 무기: '광물 동맹'
밴스 부통령은 이날 핵심광물 각료회의에서 동맹국들에게 새로운 "특혜 무역구역" 참여를 제안했다. 이 구역 안에서는 핵심 광물의 "기준 가격"을 설정하고, "조정 가능한 관세"로 가격 하한선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생산 단계별로 "실제 공정 시장 가치를 반영한" 기준 가격을 만들고, 이를 관세로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밴스는 "전 세계 시장에 얼마나 많은 물량이 나와도, 특혜 무역구역 내 가격은 시간이 지나도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모든 국가가 적정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한국의 딜레마: 참여 vs 중립
이번 회의에는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수십 개국 고위 관료들이 참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기존 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서 보여준 "리더십"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면서, 동시에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주요 공급원이다. 미국의 새로운 무역블록에 참여하면 중국의 경제 보복이 우려되고, 참여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같은 배터리 기업들은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광물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 이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새로운 무역 질서에 좌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광물 패권, 얼마나 강력한가
중국이 희토류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가공 부문에서는 더욱 압도적이다. 리튬 정제의 60%, 코발트 정제의 73%, 흑연 가공의 100% 가까이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원 보유량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국가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이 시장을 장악했다. 서구 기업들이 수익성과 환경 문제로 철수하는 사이, 중국은 전략적으로 투자를 늘려왔다.
문제는 이런 의존도가 지정학적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2010년 센카쿠 열도 분쟁 때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사례처럼, 경제적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냉전, 아니면 현실적 선택?
미국의 이번 제안을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지지하는 측에서는 "공급망 안보"와 "경제 안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경제 블록화"와 "보호주의 부활"을 우려한다.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나고, 결국 소비자가 더 비싼 가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개발도상국들의 시각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미국 주도의 새로운 질서가 이들에게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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