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동에도 트럼프 "더 높은 관세로 맞선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관세 제동에도 불구하고 다른 법적 수단으로 무역전쟁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 기업들에게 미칠 파급효과는?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더 강한 관세로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금요일 대법원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위법 판결한 지 사흘 만이다.
대법원 vs 트럼프: 관세 전쟁의 새로운 국면
트럼프는 월요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Truth Social에 "지난 대법원 판결을 가지고 '장난치려는' 나라들, 특히 수년간, 심지어 수십 년간 미국을 '털어먹은' 나라들은 훨씬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한 조치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법원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며, 관세 부과를 위해서는 "명확한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온 긴급관세 정책에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즉시 대안을 내놨다. 1974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15%의 임시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조항은 대통령에게 관세와 수입 할당량을 포함한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한다.
한국 기업들, 새로운 변수에 직면
이번 사태는 한국 기업들에게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개별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나 완화를 받았던 기업들이 다시 불확실성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특히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301조 조사를 통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의 주요 타겟 중 하나였고, 새로운 관세 체계에서도 예외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시간과의 싸움: 150일의 마지노선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122조 관세는 최대 150일까지만 유효하고,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는 즉시 "민주당은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가 올여름 만료될 때 연장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은 이미 민주당, 공화당, 심지어 대법원으로부터도 거부당했다"며 "이는 미국인들에 대한 세금이자, 가계 물가를 올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로서는 150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무역수지 개선, 제조업 부활, 세수 증대라는 목표를 단기간에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무역질서의 새로운 실험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미국 내정 문제를 넘어선다. 트럼프가 사법부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모습은 글로벌 무역질서에 새로운 변수를 던지고 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이미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고,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가 "의회 승인 없이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미 오래전에 여러 형태로 승인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행정부와 의회, 사법부 간의 권력 분립 원칙을 둘러싼 헌법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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