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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월가에 선전포고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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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월가에 선전포고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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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JP모건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월가와의 전면전을 시작했다. 이 대결의 배경과 승부수는 무엇일까?

21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JP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이 법정에 서게 됐다. 상대는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JP모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자신과 관련 사업체의 은행 계좌를 폐쇄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소송이 법적으로 승산이 낮다고 보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명확하다. 월가와의 전면전 선언이다.

1차 임기와는 다른 공격적 접근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는 월가에게 황금기였다. 감세와 규제 완화를 약속하며 금융업계의 지지를 얻었고,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도드-프랭크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월가 임원들은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2차 임기의 트럼프는 다르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 브라이언 모이니헌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보수 고객들과 충분한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였다. 8월에는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에게 관세 전망을 발표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차라리 DJ나 하라"는 조롱까지 덧붙이며.

경제 지지율 하락이 부른 정치적 계산

트럼프의 월가 공격은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다.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정책 지지율이 하락하자, '서민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1월 일련의 '경제적 부담 완화' 정책을 내놨다. 대형 투자회사들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방안과 신용카드 이자율을 1년간 10%로 제한하는 정책이 핵심이다. 후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처음 제안했던 아이디어로, 진보 진영의 정책을 차용한 셈이다.

다이먼과 모이니헌은 이 정책을 "저소득층의 신용 접근을 위협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은행 수익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속내는 감춘 채 말이다. 월가 거물들이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보기 드문 사례였다.

공포의 문화 vs 순응의 딜레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재니 민턴 베도스가 다이먼에게 "미국 CEO들 사이에 공포의 문화가 퍼져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이먼은 눈에 띄게 불편해했다. 그는 NATO 강화, 관세 축소, 이민 정책 완화 등 자신의 입장을 늘어놓으며 "내가 뭘 더 말하길 원하느냐"고 되받아쳤지만, 정작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는 현재 월가가 처한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의 분노를 피하려면 고개를 숙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침묵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같은 경제단체들은 공개적 비판 대신 뒤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수혜자: 암호화폐

트럼프와 월가의 갈등에서 뜻밖의 수혜자가 나타났다. 바로 암호화폐 업계다. 컬럼비아 로스쿨라일리 스틸 교수는 "전통 금융에 대한 강경한 규제 집행이 암호화폐에게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을 펼치는 동시에, 전통 금융업계에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차별적 접근이 의도적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결과적으로 암호화폐 업계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월가의 조용한 승리들

하지만 월가가 모든 면에서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작년 신용카드 연체료를 8달러로 제한하는 자체 규정을 폐기했다. 트럼프의 예산 담당 러스 보트는 금융업계가 오랫동안 혐오해온 CFPB 자체를 아예 폐쇄하려 하고 있다.

CFPB는 지금까지 소비자들에게 21조원을 돌려준 성과를 거뒀지만, 다음 달 연방법원 심리에서 그 운명이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3월까지만 운영 자금이 확보된 상태로, 사실상 규제 집행을 중단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의 솔로몬 CEO는 이런 상황에서도 "행정부와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이 행정부는 비즈니스에 개방적"이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달의 지정학적 격변들을 "번영으로 가는 길의 과속방지턱"일 뿐이라며 "전반적으로 상황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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