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르그섬 완전 파괴" 경고…협상 시계는 돌아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 카르그섬·발전소·유전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4월 6일 시한을 앞두고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산 원유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섬 하나가 있다. 페르시아만 북부에 자리한 카르그섬이다. 이 섬이 지금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직접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조만간" 타결되지 않을 경우 카르그섬은 물론 이란의 발전소, 유전, 해수담수화 시설까지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즉각 "영업 개시" 상태가 되지 않으면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협상 중이지만, 위협도 병행한다
이 발언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트럼프는 같은 글에서 "미국은 이란의 새롭고 더 합리적인 정권과 군사 작전 종료를 위한 심각한 논의 중"이라며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협상과 위협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전략이다.
앞서 지난 목요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타격 유예를 10일 연장해 4월 6일 오후 8시(워싱턴 시간)를 새 시한으로 설정했다.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즉, 현재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는 만약 타격이 실행될 경우 이는 "이란 구 정권의 47년 공포 통치 기간 동안 살해된 미군 병사들에 대한 보복"이라고 명시했다. 수십 년에 걸친 미-이란 적대 관계의 역사를 정당성의 근거로 삼은 것이다.
왜 지금, 왜 카르그섬인가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가 카르그섬을 직접 언급한 데는 두 가지 계산이 깔려 있다.
첫째는 협상 압박이다. 카르그섬은 이란 경제의 동맥이다. 이 섬이 파괴되면 이란의 석유 수출은 사실상 마비된다.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이 느끼는 압박의 강도를 극대화하는 카드다.
둘째는 국내 정치다. 트럼프는 이 글에서 이란 분쟁이 "유가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 지표가 바로 물가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유가가 오르고, 유가가 오를수록 지지율이 흔들린다. 빠른 협상 타결은 정치적 필요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에 던지는 파장
이 갈등이 한반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중동 긴장 고조를 반영하며 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세계 5위권의 원유 수입국이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카르그섬 시설이 타격을 받는 시나리오는 국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 업계에 직접적인 공급 충격으로 이어진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은 이란발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너지 수급 불안은 전기요금, 난방비,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결국 소비자 물가 전반을 자극한다.
국제사회의 시각은 복잡하다. 유럽은 이란 핵 협상의 외교적 해법을 선호해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반발하면서도, 이란 내 정권 교체 가능성이라는 변수를 자국 이익의 관점에서 계산하고 있다. 중동 주변국들은 분쟁 확산을 우려하면서도, 이란의 지역 패권이 약화되는 것을 내심 원하는 국가들도 있다.
반론도 있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란 내 "새롭고 더 합리적인 정권"이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협상을 앞당기기 위한 최대 압박 전술로 해석하며, 실제 타격 가능성은 낮게 본다. 하지만 4월 6일이라는 구체적 시한이 존재하는 한, 시장과 외교가는 이 위협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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