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의장에 지명
트럼프가 인플레이션 매파로 유명한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의장에 지명했다. 금리 인하 압박과 연준 독립성 사이의 줄타기가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 오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55세인 워시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매파' 성향으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트럼프와 함께 연준을 비판해온 인물이다.
트럼프가 선택한 '매파'의 역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케빈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고, 그가 역대 최고의 연준 의장 중 한 명, 어쩌면 최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선택은 묘한 모순을 담고 있다.
워시는 지난 11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문제이며, 제롬 파월 의장 하의 연준 실적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들의 연속"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 시각을 견지해온 그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트럼프에 의해 선택받은 것이다.
워시의 이력을 보면 이해가 된다. 1995년모건스탠리에서 시작해 2002년 부시 행정부 경제고문,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를 역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베어스턴스의 JPMorgan Chase 매각을 중재하는 등 월스트리트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상원 승인의 험난한 길
하지만 워시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상원 은행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법무부의 파월 수사가 끝날 때까지 모든 연준 지명자를 차단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위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2월 차기 연준 의장에게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한다고 공언했다. 만약 워시가 승인된다면, 그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대통령과 연준의 독립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
워시 지명이 확정되면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 정책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투자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수출 대기업들은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동향에 민감하다.
워시가 매파 성향을 유지한다면 한국의 통화정책에도 압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의 압박에 굴복해 급격한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달러 약세로 한국 수출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4개월간 이어진 리얼리티 TV 스타일의 선발 과정은 끝났지만, 진짜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워시가 트럼프의 요구와 연준의 독립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 선택이 글로벌 경제에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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