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군대에 석탄 구매를 명령한 진짜 이유
미국 전력망에서 퇴출 위기의 석탄,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력을 동원해 살리려 한다. 자유시장 공화당의 정부 개입 역설과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의 의미를 분석한다.
2위가 된 미국 석탄의 마지막 발악
수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석탄 클럽으로부터 "청정하고 아름다운 석탄의 확실한 챔피언"이라는 트로피를 받았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미국 전력망에서 가장 비싼 에너지원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군대에 석탄을 사라고 명령하는 행정명령이었다.
미국 전력망에서 석탄은 이미 2위다. 가격으로는 핵발전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원—가스, 풍력, 태양광, 수력—보다 비싸다. 오염 배출량으로는 1위다. 폐 손상을 일으키는 미세먼지, 산성비를 만드는 화학물질, 독성 금속이 포함된 석탄재까지. 단위 에너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최고 수준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국 전력망은 석탄에서 빠르게 멀어져 갔다. 시장 논리였다.
자유시장 공화당의 정부 개입 역설
공화당은 오랫동안 자유시장을 지지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석탄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 직접적인 정부 개입이라고 판단했다.
초기 시도는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를 근거로 폐쇄 예정인 석탄 발전소들의 계속 운영을 강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비상사태 선포는 연방전력법에 대한 억지스러운 해석에 의존했고, 행정부는 이미 이런 조치들에 대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이제 군대라는 새로운 우회로를 찾은 것이다. 국방부 조달을 통해 석탄 수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세 가지 시각이 충돌하는 지점
석탄업계의 관점에서 이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시장에서 밀려난 석탄이 정부 조달이라는 새로운 판로를 찾을 수 있다면, 적어도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를 기후 정책의 완전한 역행으로 본다. 미국이 파리협정 탈퇴를 넘어 적극적으로 탄소 배출을 늘리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군대의 에너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낙후된 산업을 정치적으로 보호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경제적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군대가 더 비싼 에너지를 쓰도록 강제하는 것이 과연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될까? 오히려 국방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역주행
이 시점에서 트럼프의 석탄 정책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제조업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유럽은 그린딜로 산업 경쟁력을 재편하고 있다.
한국도 K-뉴딜의 핵심으로 그린에너지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기업들이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석탄으로 회귀한다는 것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기술 패러다임의 분기점을 의미한다.
미국 군대의 석탄 구매 명령이 실제로 이행된다면, 이는 동맹국들에게도 복잡한 신호를 보낸다. 한미 에너지 협력에서 재생에너지 기술 공유보다 기존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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