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날까?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의 속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김정은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측의 계산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2026년 2월, 다시 시작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북한 사이에 미묘한 신호가 오가고 있다. 김정은이 최근 당대회에서 "미국이 적대정책을 철회하면 미국과 지낼 이유가 없지 않다"고 발언한 직후, 백악관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정은의 조건부 화해 제스처
김정은은 최근 노동당 대회에서 흥미로운 메시지를 던졌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의 관계 전망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공을 미국 쪽으로 넘겼다. 하지만 이는 무조건적 화해가 아니다. 북한이 말하는 '적대정책 철회'에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주한미군 철수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이런 접근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의 북미 정상외교 당시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먼저 대화 의지를 표명하되, 구체적인 조건들을 하나씩 제시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트럼프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론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김정은과 3차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는 한반도를 안정화시켰다"며 과거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책은 변하지 않았고, 트럼프는 여전히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제조건 없는 대화'라는 표현 뒤에는 복잡한 계산이 숨어있다.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을 보면, 대화 자체에는 전제조건이 없었지만 실질적 합의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019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타이밍의 의미: 중국 방문과 지정학적 계산
이번 대화 재개 신호가 나온 시점이 흥미롭다. 트럼프는 3월 말부터 4월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이 시기에 김정은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이라는 무대는 북미 양측에게 모두 매력적이다. 북한에게는 중국의 후원 하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고, 미국에게는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강경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중국에게 "북한 문제에서 미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의 딜레마: 배제되는 중재자
이런 북미 직접 대화 재개 움직임은 한국에게는 복잡한 과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한국이 북미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태다. 김정은은 최근 당대회에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 정부는 다음 달 한미군사훈련을 앞두고 있어 더욱 미묘한 상황이다. 북한이 이를 '적대정책'의 증거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북미 대화 재개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실적 장애물들
양측의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장애물들이 많다.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됐고, 미국의 대북제재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쌓인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쉽지 않다.
북한은 여전히 체제보장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나 안전보장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근본적 괴리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화 재개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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