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평화위원회', 가자지구 안정화의 새 시도인가 점령 연장인가
트럼프 행정부의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구상에 카타르가 1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점령 연장 도구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하의 한 회의실에서 카타르 외교관이 10억 달러 지원을 약속하는 순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가자지구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또 다른 점령 도구"라며 거리로 나섰다.
이 상반된 반응이 보여주는 것은 중동 평화 프로세스의 근본적인 딜레마다. 국제사회의 선의와 현지 주민의 현실 인식 사이에는 여전히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카타르의 10억 달러 약속, 그 이면의 계산
카타르가 가자지구 안정화를 위해 10억 달러 지원을 약속한 것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넘어선 전략적 판단이다. 카타르는 그동안 하마스와의 중재 역할을 통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번 지원 약속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동시에 팔레스타인 문제에서의 발언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지 상황은 복잡하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는 "평화위원회는 점령의 연장"이었다. 이들이 보기에 국제사회의 '안정화' 노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식 중동 정책의 재등장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한 B-2 폭격기를 "장엄하다"고 칭찬한 것은 그의 중동 접근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힘을 통한 평화, 억지를 통한 안정이라는 전통적인 미국식 해법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가자지구 '안정화 부대' 사령관이 밝힌 보안 계획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질서 유지와 치안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되, 정치적 해법은 후순위로 미루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접근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점령의 제도화"로 비춰진다는 점이다.
국제사회의 수십 년간 실패, 그 교훈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은 수십 년을 이어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오슬로 협정부터 시작해 수많은 평화 이니셔티브가 있었지만, 현실은 더욱 복잡해졌을 뿐이다.
이번 '평화위원회' 구상도 비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외부의 자금과 안보 지원으로 안정을 도모하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정치적 열망은 뒷전으로 미루는 방식이다. OpenAI의 샘 알트먼이 AI 규제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처럼, 팔레스타인 문제도 근본적인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한국에게 주는 교훈
이 상황은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단 국가로서 평화 프로세스의 어려움을 잘 아는 한국은 중동 평화 논의에서 독특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경제 협력을 통한 점진적 신뢰 구축이라는 한국의 경험은 중동 지역에서도 참고할 만하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중동 재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카타르의 10억 달러 지원이 실제로 집행된다면, 건설과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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