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바꾸는 화이트칼라의 운명
한 시간 만에 50억 달러 기업을 복제한 AI. 코딩 경험 없는 기자가 월요닷컴을 재현하며 주가 20% 폭락시킨 사건의 의미를 파헤친다.
한 시간. 코딩 경험이 전무한 CNBC 기자 두 명이 50억 달러 가치의 프로젝트 관리 플랫폼 월요닷컴을 복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들이 사용한 도구는 클로드 코드라는 AI 에이전트였고,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월요닷컴의 주가는 20% 폭락했다.
실리콘밸리가 다시 2020년 2월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 보이지 않는 지수적 변화가 세상을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엔 바이러스가 아니라 AI다.
수동에서 능동으로: AI의 진화
지금까지의 AI는 본질적으로 수동적이었다. ChatGPT에 질문을 던지면 답변을 받고,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마치 무한히 박식하고 아첨하는 백과사전과 문자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25년,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AI 에이전트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앱 크래시를 일으키는 버그를 찾아 수정해줘" 같은 광범위한 목표를 받으면,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낸다. 코드 편집기를 사용하고, 테스트하고, 실패하면 다른 방법을 시도하며,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반복한다.
세미어낼리시스는 이를 "변곡점"이라 표현했다. OpenAI CEO 샘 알트만은 "지식 노동의 미래를 명확히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ChatGPT 순간"이라고 선언했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
이 변화가 한국에 미칠 파장은 상당하다. 국내 대기업들의 IT 부서, 컨설팅 회사들, 그리고 수많은 화이트칼라 직군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세미어낼리시스의 분석에 따르면, 클로드 코드 한 명의 개발자가 이전 팀 한 달 분량의 작업을 해낼 수 있다. 클로드 프로 구독료는 월 20달러, ChatGPT 맥스는 200달러인 반면, 미국 지식 노동자의 일당 비용은 350-500달러다. 업무의 일부만 처리해도 10-30배의 투자 수익률을 보장한다.
문제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선다. 왜 가트너에 리서치 보고서를 의뢰하거나 아사나의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할까? 클로드 코드가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말이다. 실제로 가트너와 아사나는 지난 한 달간 각각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잃었다.
자동화가 자동화를 만들 때
더 놀라운 건 AI 연구소들 자체가 가장 적극적으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Anthropic과 OpenAI의 엔지니어들은 현재 거의 100%의 코드를 AI로 생성한다고 밝혔다.
AI가 자신의 후속 모델을 개발하는 연쇄반응이 시작된 것이다. METR의 측정에 따르면, AI가 50% 성공률로 완수할 수 있는 코딩 작업의 복잡도가 7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지수적 변화의 속도를 인간의 직관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2020년 3월 초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40명에 불과했지만, 한 달 후엔 20만 명이 감염됐다. AI 낙관론자들은 우리가 또다시 변화의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현실은 복잡하다
AI가 화이트칼라 경제를 재편할 것은 분명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예측만큼 극적이고 빠른 변화가 올지는 의문이다.
첫째, AI는 여전히 실수를 한다. 10번 중 9번은 올바른 거래를 실행하고 적절한 이메일을 보내지만, 나머지 1번에 회사 자본을 도지코인에 올인하거나 주요 고객에게 무례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둘째, 제도적 관성이 새 기술 도입을 늦춘다. 19세기 말 발전기가 보급됐지만, 공장들이 전력 중심으로 재편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의료와 법률 같은 규제가 강한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AI 역량이 계속 지수적으로 성장할지 확실하지 않다. 많은 기술이 한동안 복합 성장을 보이다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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