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가 중국 라우터 회사를 고소한 진짜 이유
TP-Link 소송이 드러낸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지정학적 갈등. 중국 기업의 '탈중국화' 전략과 미국의 대응을 분석합니다.
60% 점유율 vs 국가 안보
미국 가정용 라우터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TP-Link가 텍사스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켄 팩스턴 텍사스 법무장관은 이번 주 "TP-Link가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숨기고 있다"며 "중국 후원 해커들과 정보기관들을 위한 열린 창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표면적으로는 '허위광고' 소송이지만, 실상은 더 복잡하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벌어지는 지정학적 갈등의 새로운 전선이 열린 것이다.
탈중국화의 딜레마
TP-Link의 변신 시도는 치밀했다. 2018년 베트남에 제조 시설을 구축하고, 2024년에는 미국에 글로벌 본사를 설립해 TP-Link Systems라는 새 법인을 만들었다. 중국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려는 전형적인 '탈중국화' 전략이다.
하지만 텍사스 법무부는 이를 "가면을 쓴 중국 기업"이라고 규정했다. 본사를 옮기고 제조 기지를 다변화해도 창립지와 핵심 기술진은 여전히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논리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비용과 기술력 측면에서 완전한 탈중국화는 쉽지 않다.
소비자는 어디에 서야 할까
이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다. TP-Link 제품을 사용하는 미국 가정이 수천만 곳에 달한다. 만약 정부가 강력한 규제나 금지 조치를 취한다면, 대체 제품을 찾아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TP-Link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국내 시장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할까?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고려하면 유사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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