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잠수함이 이란 군함을 격침시킨 이유
스리랑카 연안에서 미군 잠수함이 이란 호위함을 어뢰로 격침, 87명 사망. 중동 긴장 고조 속 미국의 대응 배경과 국제적 파장을 분석한다.
스리랑카 남부 해안에서 87명의 목숨이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수요일, 미군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 한 발이 이란 호위함 IRIS 데나호를 격침시킨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조용한 죽음"이라는 표현으로 이 공격을 묘사했다. 미군 잠수함이 실전에서 어뢰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 지금, 왜 이곳에서
이란 군함이 스리랑카 연안에 나타난 배경부터 살펴봐야 한다. IRIS 데나호는 최근 몇 주간 인도양을 항해하며 이란의 해상 영향력 확대를 과시해왔다. 특히 홍해와 페르시아만에서 계속되는 긴장 상황 속에서 이란이 해상 활동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미국 측은 이 군함이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측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공해상에서 정당한 항해를 하던 군함에 대한 불법적인 공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테헤란은 즉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어뢰라는 선택의 의미
미군이 어뢰를 선택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현대 해전에서 어뢰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미사일이나 함포와 달리 어뢰는 확실한 격침을 목표로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에 사용된 어뢰가 MK-48 ADCAP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어뢰는 1970년대 개발된 '구식' 기술이지만, 여전히 방어하기 극도로 어려운 무기다. 수중에서 접근하는 어뢰를 탐지하고 요격하는 기술은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데나호 같은 중형 호위함으로서는 사실상 방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 해군의 대잠전 능력도 제한적이어서 미군 잠수함의 접근조차 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엇갈린 반응
중국과 러시아는 즉시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방적인 군사행동"이라며 우려를 표했고, 러시아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조심스럽게 지지 입장을 보였다. 특히 사우디는 공식 성명은 내지 않았지만, 외교 소식통을 통해 "이란의 지역 불안정화 행동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유럽연합은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하며 중립적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갈린다.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의 일방적 행동을 우려하는 반면, 영국은 "이해할 만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국에 미치는 파장
이번 사건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선 원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생산국이고, 중동 긴장 고조는 언제나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미동맹 차원에서는 미국을 지지해야 하지만, 이란과의 경제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이란은 한국의 중요한 에너지 공급국 중 하나였고, 최근 들어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 해상 보험료가 오르고, 선박 운항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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