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핵합의의 '아들'이 돌아온다
미국-이란 제네바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2015년 핵합의의 새로운 버전이 부상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의 새로운 변곡점인가?
오만이 중재한 미국-이란 간접협상이 제네바에서 막을 내렸다. 공식 발표는 "상당한 진전"이었지만, 협상 테이블 아래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2015년 핵합의의 '아들'이 태어나다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일명 이란 핵합의가 트럼프 시대를 거쳐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지 6년. 하지만 이번 제네바 협상에서는 그 '아들'격인 새로운 합의 틀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협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로운 합의안은 기존 JCPOA보다 더 제한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20% 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제재 완화 폭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이다.
왜 지금인가? 변화한 지정학적 환경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의 대화에 나선 배경에는 몇 가지 현실적 계산이 있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이란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동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둘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로 역내 역학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스라엘의 미묘한 입장 변화다. 과거 이란 핵합의를 강력히 반대했던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조건부 수용"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란의 핵 개발이 90% 농축 단계에 근접한 현 상황에서는 불완전한 합의라도 낫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각국의 셈법은 다르다
미국 입장에서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외교적 성과가 절실하다. 이란 문제 해결은 중동 정책의 핵심이자,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평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란은 경제 제재로 GDP가 20% 이상 축소된 상황에서 숨통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강경파의 반발을 의식해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동시에 보내야 한다.
유럽연합은 에너지 다변화 차원에서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려면 이란의 일일 200만 배럴 원유 생산 능력이 매력적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복잡한 입장이다. 이란 제재 완화는 경제적으로는 이익이지만, 미국의 중동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에는 어떤 의미일까
한국 기업들에게 이란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제재 이전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활발히 진출했던 곳이기도 하다. 새로운 합의가 성사되면 83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시장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 리스크는 여전하다. 한국 기업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자
관련 기사
미국이 이란 남부에 '자위권' 공습을 감행한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 리퍼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외교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군사 충돌이 동시에 벌어지는 이중 구도를 분석한다.
트럼프가 이란 핵협상 협상단에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 직후 나온 이 발언, 단순한 신중함인가 아니면 전략적 압박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가 급등 속 협상의 실체를 짚는다.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이 핵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란은 '페르시아식 평화'를 언급하며 자국 조건을 강조한다. 협상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HMM 화물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에 불참한 결과라는 압박 메시지가 담겼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외교적 선택이 시험대에 올랐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