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vs 델라웨어, 낙태약 배송을 둘러싼 주간 법정 대결
텍사스 검찰총장이 델라웨어 간호사를 상대로 낙태약 배송 금지 소송을 제기하며, 미국 주간 낙태법 갈등이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마다 다른 법이 적용되는 미국에서, 한 주의 법이 다른 주 거주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텍사스가 델라웨어 간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이 근본적 질문을 연방대법원 앞에 던질 전망이다.
일주일에 162건, 우편으로 배송된 낙태약
화요일 텍사스 검찰총장 켄 팩스턴이 델라웨어 거주 간호사 데브라 린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린치는 텍사스 거주자들에게 낙태약을 우편으로 배송해 텍사스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린치는 지난 1월 자신이 배송한 낙태약이 텍사스에서 "주당 최대 162건의 낙태"를 가능하게 했다고 추산한 바 있다. 팩스턴은 보도자료에서 "어디에 살든 상관없이, 누구도 텍사스에서 태아 살해를 자유롭게 도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해 보인다. 텍사스는 2021년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델라웨어는 낙태 제공자를 보호하는 '방패법'을 두고 있어, 타주 환자를 돕는 의료진을 법적으로 보호한다.
50개 주, 50개의 다른 법
이번 갈등은 미국 연방제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다. 연방대법원이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후, 각 주는 서로 다른 낙태법을 만들었다. 현재 14개 주가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반면, 12개 주는 방패법으로 낙태 제공자를 보호하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 시대에 주 경계가 무의미해졌다는 점이다. 온라인 상담, 우편 배송, 원격 처방이 일상화되면서 한 주의 법이 다른 주 거주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텍사스 같은 보수 주들은 자신들의 낙태 금지법이 우회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반대로 델라웨어 같은 진보 주들은 의료진의 진료 자유를 보장하려 한다. 결국 연방대법원이 "어느 주의 법이 우선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이다.
의료진 vs 검찰, 누가 이길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주간 상거래, 의료진 면허, 연방 우편 서비스 등 복잡한 법적 쟁점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린치 같은 의료진 입장에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의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료했을 뿐이다. 델라웨어에서는 원격 진료와 낙태약 처방이 완전히 합법이다. 하지만 텍사스는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법이 위반됐다고 주장한다.
이런 갈등은 낙태 문제를 넘어선다. 총기 규제, 마리화나, 동성 결혼 등 다양한 사회적 쟁점에서 비슷한 주간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한 주에서 합법인 것이 다른 주에서 불법일 때, 연방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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