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합의 부분 복원, 평화냐 굴복이냐
한국 정부가 2018년 남북 군사합의서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한다고 발표. 드론 침입 사건 후 갈등 해소 vs 북한에 굴복 논란
드론 몇 대가 한반도 안보 지형을 바꿀 수 있을까? 지난달 남한 민간인들이 북한으로 보낸 드론을 둘러싼 논란이 2018년 남북 군사합의서 부분 복원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선택: 갈등 완화냐 굴복이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군 당국과 협력해 9·19 남북군사합의서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비행금지구역 재지정이 핵심이다.
2018년 합의서에 따르면 비행금지구역은 비무장지대(DMZ) 기준 동부지역 15km, 서부지역 10km 내에서 항공기와 드론 운용을 금지한다. 이는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고 남북 군사 간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결정을 둘러싼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정부는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북한의 압박에 굴복"이라고 반발한다.
북한의 계산된 압박
북한의 반응은 예상보다 절제되어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정동영 장관의 드론 침입 유감 표명을 "현명하다"고 평가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과거 북한이 보여온 극단적 반응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도발이 아닌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북한은 드론 침입을 주권 침해로 규정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북한 입장에서 군사합의서 복원은 이중의 이익이다. 첫째, 한국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며 체면을 세웠다. 둘째, 향후 자신들의 드론이나 정찰 활동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제약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미국과의 조율, 그 속내는?
국방부는 "미국 및 관련 정부기관과 협의해 군사합의서 부분 복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 완화는 지지하지만, 북한에 대한 감시와 억제 능력 약화는 원치 않는다. 비행금지구역 복원이 한미 연합 정찰 작전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 결정이 한미 공조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국민 여론의 분열
한국 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진보 진영은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 구축"을 지지하는 반면, 보수 진영은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는 잘못된 신호"라고 비판한다.
더 복잡한 것은 일반 국민들의 반응이다. 평화를 원하지만 북한의 압박에 굴복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드론 침입이라는 "민간의 행동"이 국가 정책을 좌우하는 상황에 대한 불편함도 크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
군사합의서 부분 복원이 실제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과거 경험을 보면 회의적이다. 2018년 합의서는 2023-2024년 남북 관계 악화와 함께 사실상 무력화됐다.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고,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비행금지구역 복원만으로는 근본적인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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