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의 '고마운' 사과, 남북 관계 개선의 신호일까
김여정이 한국의 드론 침입 사과를 '높이 평가'하며 경계 강화를 예고했다. 이 발언 뒤에 숨은 북한의 진짜 의도는?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한국의 드론 침입 사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남북 경계선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상반된 메시지는 무엇을 의미할까?
사과를 받아들인 김여정의 계산
김여정은 2월 19일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드론 침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한국발 드론이 평양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한국 정부는 처음에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여정의 이번 발언은 한국의 이런 태도 변화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여정은 같은 담화에서 "적과의 경계는 확고히 지켜져야 한다"며 남북 경계선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는 받아들이되, 경계는 늦추지 않겠다는 이중적 메시지다.
북한의 진짜 노림수는?
김여정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북한이 정말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왜 "적"이라는 표현을 고수하며 경계 강화를 예고했을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첫째, 한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 대내외적으로 "승리"를 선전하는 것. 둘째,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한국이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실제로 김여정은 담화에서 한국 정부가 "대한민국 출생 드론의 도발적 침입"을 공식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이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성과다.
남북 관계, 새로운 전환점일까
그렇다면 이번 사건이 남북 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수 있을까? 한국 정부는 2018년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조항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의 근본적인 대남 정책에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정은은 지난해 "통일" 대신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북 관계를 재정의했다. 김여정의 이번 발언도 이런 기조 안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국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상황에 따라 대화와 대결을 오가는 "선택적 관여"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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