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사건 후 급전환, 한국이 북한과 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는 이유
이재명 정부가 2018년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통해 비행금지구역 재설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드론 침입 사건 이후 김여정의 '합리적 행동' 평가를 받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전략은 무엇일까?
민간이 날린 드론 몇 대가 한반도 군사 균형을 바꿀 수 있을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발표한 2018년 9월 19일 남북군사합의 복원 추진 계획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사과에서 정책으로, 48시간의 변화
정동영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 당국과 협력해 비행금지구역 지정을 포함한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과 올 1월 북한으로 침입한 민간 드론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 지 불과 며칠 만의 후속 조치다.
현재 중단된 2018년 남북군사합의에 따르면, 동부 지역은 비무장지대(DMZ)에서 15km, 서부 지역은 10km 이내에서 항공기와 드론 운용이 금지된다. 이 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됐지만, 2023-2024년 남북 긴장 고조로 양측 모두 이행을 중단한 상태였다.
흥미로운 점은 타이밍이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정 장관의 유감 표명을 "합리적 행동"이라고 평가한 직후 나온 발표다. 북한이 남한 정부 인사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드론 한 대가 불러온 정치적 파장
사건의 발단은 단순해 보인다. 남한 민간인들이 북한으로 드론을 날려 보냈고, 북한이 주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불러온 정치적 파장은 복잡하다.
정동영 장관은 이번 드론 침입이 "이전 윤석열 정부 하에서 발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책임 전가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이전 정부와 다르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이번 계획은 "안보 관련 장관 회의에서 논의됐으며 이재명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명시됐다. 보수 정부에서 진보 정부로 바뀌면서 대북 접근법도 대결에서 대화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사합의 복원의 딜레마
하지만 2018년 남북군사합의 복원이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이 합의가 처음 중단된 이유를 살펴보면 복잡한 현실이 드러난다.
북한은 2022년부터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했고, 남한은 이에 대응해 한미 연합훈련을 강화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이 먼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행을 중단했다.
특히 군 일각에서는 비행금지구역 복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드론 침입이나 도발 징후를 감시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통일부는 "의도치 않은 군사적 충돌 방지"와 "양국 군부 간 신뢰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계산법
북한 입장에서 이번 제안은 어떻게 보일까? 김여정의 "합리적 행동" 발언은 북한도 남한의 변화된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은 올해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대외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한국의 정권 교체가 맞물린 상황에서, 북한도 새로운 협상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비행금지구역 복원이 아니라 제재 완화와 체제 인정일 가능성이 높다. 군사합의 복원은 더 큰 협상을 위한 첫 단계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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