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정부 스파이웨어 해킹 피해자에게 55억원 배상 판결
런던 고등법원이 사우디 정부의 페가수스 스파이웨어 해킹을 인정하고 인권활동가에게 거액 배상을 명령. 국가 면책 특권의 한계와 디지털 감시의 실체가 드러났다.
55억원. 런던 고등법원이 사우디 정부의 스파이웨어 해킹 피해자에게 명령한 배상금이다. 이 판결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국가가 저지른 디지털 감시의 실체를 법정에서 공식 인정한 역사적 순간이다.
코미디언을 침묵시킨 정부급 해킹도구
피해자는 가넴 알마사리르. 런던에 거주하는 사우디 출신 풍자 코미디언이자 인권운동가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영상으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그의 아이폰이 페가수스 스파이웨어에 감염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NSO그룹이 개발한 정부 전용 감시도구다. 휴대폰을 완전히 장악해 통화, 메시지, 위치정보, 심지어 카메라와 마이크까지 원격 조작할 수 있다. 알마사리르는 같은 시기 런던에서 물리적 폭행도 당했다. 그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로 이뤄진 조직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푸시핀더 사이니 판사는 판결문에서 "알마사리르의 아이폰이 페가수스 스파이웨어로 해킹당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이는 사우디 정부나 그 요원들이 지시하거나 승인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법원은 또한 그에 대한 물리적 폭행도 사우디 정부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국가 면책 특권의 벽이 무너지다
사우디 정부는 줄곧 '국가 면책 특권'을 내세워 법적 책임을 회피해왔다. 실제로 자말 카슈끄지 기자 살해 사건에서도 이 논리로 소송을 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런던 고등법원은 사우디의 면책 주장을 거부했고, 사우디는 아예 법정 출석을 포기했다.
이는 디지털 시대 국가 감시의 새로운 법적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물리적 영토를 벗어나 다른 국가에서 자행된 사이버 공격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든 것이다. 특히 페가수스 같은 상용 스파이웨어를 통한 국가 감시에 대한 첫 번째 대규모 배상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침묵당한 목소리의 대가
알마사리르는 해킹과 폭행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결국 유튜브 활동을 중단했다. 수백만 명이 시청하던 그의 풍자 영상은 더 이상 업로드되지 않는다. 디지털 감시가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개인의 삶과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페가수스가 전 세계 수십 개국 정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NSO그룹은 "테러리스트와 범죄자 추적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언론인, 인권운동가, 정치인들을 감시하는 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기관의 디지털 감시 능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시민의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사우디 정부가 실제로 배상금을 지급할지, 항소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 판결이 만든 선례는 분명하다. 국경을 넘나드는 디지털 감시에도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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