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광주 반도체, 삼성 노조 84% '반대' — 정작 안에서 터진 반발
삼성전자지부가 정부의 400조 원 규모 광주 반도체 프로젝트를 놓고 설문 응답자 84%가 반대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같은 국책사업을 두고 정부·사측·노조·주주의 셈법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고 삼성전자가 400조 원을 붓겠다는 광주 반도체 공장. 이 계획을 두고 반대 목소리가 가장 먼저 터진 곳은 회사 내부였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산하 삼성전자지부는 지난 13일 조합원 설문에서 응답자의 84%가 정부의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광주에 약 4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생산공장) 2기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84%는 전체 조합원이 아니라 설문에 응답한 조합원 기준이며, 노조는 응답 인원과 응답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400조 원이라는 규모와 84%라는 수치 모두 노조 발표에 근거한 것으로, 회사가 공식 확정한 투자액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왜 하필 광주일까. 이번 프로젝트는 이재명 정부가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메가 프로젝트'를 성장 전략 전면에 내세운 직후 수면 위로 올랐다. 수도권에 쏠린 첨단산업을 호남으로 끌어와 지역 균형 발전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라는 국가 핵심 산업과 낙후 지역 육성이라는 두 목표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반대의 진원지는 근로조건이다. 노조는 광주 공장이 돌아가려면 수도권 인력 상당수를 지방으로 전환배치해야 하고, 이는 생활 터전을 통째로 옮기는 문제라고 본다. 여기에 신설 팹 가동 초기에 거론되는 주 52시간 예외 적용까지 겹치면서 노동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국책사업의 부담을 왜 직원이 떠안느냐'는 정서가 84%라는 숫자로 표출된 셈이다.
정부는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는 이 프로젝트가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투자와 입지 결정은 회사 경영과 국가 정책의 영역이지,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서 다툴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불만은 노조에만 있지 않다. 14일에는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400조 원이라는 투자액이 수익성과 투자 회수 전망에 견줘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다. 지역 균형이라는 정책적 명분이 주주가치와 부딪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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