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난민촌이 동남아 안보 위협으로 변하고 있다
미얀마 내전 심화로 로힝야 난민 문제가 인도주의 위기를 넘어 동남아시아 전역의 안보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난민촌의 무장화와 말레이시아 내 테러 조직 활동이 주요 우려사항이다.
100만 명의 로힝야 난민을 수용한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촌. 한때 인도주의적 피난처로 여겨졌던 이곳이 이제는 무장 조직의 모병 기지이자 무기 밀매의 통로로 변하고 있다.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시작된 로힝야족 대량 학살과 추방은 2017년 이후 지역 전체의 안보 지형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 내전이 격화되면서 이 문제는 단순한 난민 위기를 넘어 동남아시아 전역을 위협하는 초국가적 안보 이슈로 발전하고 있다.
라카인주의 권력 공백과 새로운 위협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아라칸군(AA)이 급속히 세력을 확장하면서 군부의 통제력이 사실상 붕괴됐다. 2023-2024년 동안 시트웨의 서부군사령부를 비롯해 므라욱우, 탄드웨, 마웅도 등 주요 도시들이 차례로 함락됐다.
문제는 아라칸군의 이념인 '라키타의 길'이 라카인족 민족주의에 기반해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에 대한 깊은 불신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방글라데시는 공식 군사 채널이 아닌 비국가 행위자가 통제하는 국경과 마주하게 됐다.
궁지에 몰린 미얀마 군부는 익숙한 전술을 꺼내들었다. 과거 반군으로 규정했던 로힝야구국군(ARSA), 로힝야연대기구(RSO) 등을 대리 세력으로 활용해 아라칸군에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의 무국적 상태가 무장화되고, 이들이 미얀마 내전에 더 깊숙이 끌려들어가고 있다.
난민촌의 그림자 지대화
콕스바자르 난민촌 내부에서는 강제 징집, 납치, 갈취, 실종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 남성들이 라카인주 전투에 참여하도록 강요받고 있으며, 종종 자신들의 안전과 시민권 투쟁과는 전혀 무관한 분쟁에 투입되고 있다.
가족들은 무장 세력의 모병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동시에 당국과 현지 주민들로부터는 잠재적 극단주의자로 낙인찍히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국가적 안보 딜레마로 변화시켰다.
2024년 경쟁하는 로힝야 무장 세력들 간에 체결된 소위 '하모니 미션' 협정은 평화 이니셔티브로 포장됐지만, 실제로는 무장 조직 간 협력을 공식화한 것에 불과했다. 표면적인 충돌은 줄었지만 범죄 활동은 급증했다. 지역 지도자들이 갱단 중개인으로 변모했고, 종교 학교들이 모병 센터가 됐으며, 무기 밀매와 강제 노동을 포함한 불법 산업이 확산됐다.
인도주의 감시 기구들은 2024년 하반기에만 400건 이상의 주요 보안 사건을 기록했다. 거의 100만 명의 난민이 이제 정부의 의미 있는 감시 없이 폭력이 만연한 시스템 하에서 살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의 신뢰 실추
방글라데시 국경 보안 악화의 중심에는 국경수비대(BGB)가 있다. 한때 규율 잡힌 부대로 존경받았던 이들은 이제 뇌물 수수, 공모, 인신매매 및 무기 밀매 연루 혐의로 얼룩져 있다.
아라칸군은 일부 BGB 부대가 불법 국경 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비난했고, 다카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이끌었던 임시 정부는 투명성과 개혁에 대한 기대 속에서 출범했지만, 오히려 무기력함으로 비판받고 있다.
정치적 전환과 내부 분열로 특징지어지는 환경에서,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기보다는 국제적 이미지 보존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주의적 책임에 대한 대담한 선언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난민촌 내 무장 범죄 네트워크에 맞서는 것을 주저했다.
말레이시아: 확산되는 진원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로힝야 인구인 약 2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으며, 안보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내무부가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ARSA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로힝야 무장 조직이 됐다.
말레이시아 내 ARSA의 활동에는 말레이시아 반도 전역의 로힝야 공동체에 대한 광범위한 갈취가 포함된다. 2024년 말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미얀마로 돌아가 ARSA에 합류하는 로힝야 난민들의 충격적인 사례가 등장했다.
로힝야 디아스포라의 일부 계층 사이에서 ARSA에 대한 지지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에서 가시화되고 있으며, 친-ARSA 채널들이 선전을 유포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생태계는 이념적 유대를 강화하고 모병을 촉진하고 있어, 말레이시아의 안보와 지역 대테러 노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각 불안정의 구조
로힝야 위기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부를 아우르는 다층적 보안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인도주의적 문제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범죄 조직, 무장 단체, 그리고 다공성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 무기, 돈의 인신매매 네트워크와 얽혀 있다.
아라칸군의 부상, 군부의 로힝야 대리 세력 활용, 그리고 방글라데시의 거버넌스 문제가 불안정의 삼각구조를 만들어냈다. 지역 해역은 밀수와 인신매매의 통로가 됐고, 피난을 위해 설계된 캠프들이 이 광범위한 네트워크의 노드가 됐다.
여러 국가의 취약한 제도, 부패, 정치적 우유부단함이 이러한 네트워크들의 번영을 가능하게 했다. 방글라데시의 새 정부는 이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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