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납치 3주 후, 트럼프의 '불완전한 전략
미군이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납치한 지 3주. 석유 접근권 확보에 집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과 베네수엘라 내부 권력 구조 분석
2,000억 달러 규모의 석유 매장량을 가진 나라의 지도자가 외국 군대에 의해 납치당했다. 그리고 3주가 지난 지금, 그 나라는 '총구가 머리에 겨눠진 채' 운영되고 있다.
지난 1월 3일 미군의 베네수엘라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가 체포된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전략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완성된 전략'이 아닌 '진화하는 전략'으로 평가한다.
석유를 향한 직진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석유다. 마두로 납치 직후 워싱턴과 카라카스는 미국 제재로 베네수엘라 항구에 묶여있던 20억 달러 상당의 원유 수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주에는 첫 5억 달러 규모 판매가 성사됐고, 베네수엘라는 3억 달러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거래의 세부사항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제위기그룹의 필 건슨 수석 분석가는 "석유를 파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 돈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의 부패와 후원주의 역사를 고려할 때 더욱 민감한 대목이다.
트럼프는 마두로 납치 6일 후 17개 석유회사 최고경영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최소 1,000억 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투자를 논의했다. 하지만 업계 리더들은 베네수엘라를 투자 가능한 국가로 보기 전에 필요한 주요 개혁 목록을 제시했다.
런던 시티대학교의 베굼 조를루 연구원은 이를 "중심적 모순"이라고 표현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미국의 통제를 확보하기 위해 설계된 강압적 모델이 궁극적으로는 대규모 석유 추출에 필요한 투자 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구가 겨눠진' 정부 운영
현재 베네수엘라는 마두로의 전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정부는 정상적인 통치라기보다는 '원격 강압'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정책연구센터의 프란체스카 에마누엘레 선임 정책 연구원은 "베네수엘라 정부는 총구가 머리에 겨눠진 채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어떤 진지한 분석에서도 배제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베네수엘라 연안에 대규모 군사력을 계속 배치하고 있으며,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봉쇄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수선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고, 향후 베네수엘라 육상 작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카라카스 시내 분위기는 "긴장되지만 평온하다"고 건슨은 전했다. 거리에는 정부 지지 준군사조직인 콜렉티보스와 군 대테러부대 DAE의 활동이 평소보다 활발해 "적어도 당분간은 정치적 개방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권력 구조의 균열
베네수엘라 정부 내 세 개의 권력 중심축이 현재 상황의 핵심이다. 델시 로드리게스와 그녀의 형인 국회의장 호르헤 헤수스 로드리게스가 이끄는 민간 세력,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 휘하의 군부, 그리고 경찰과 정보기관을 장악하고 군부에도 영향력을 가진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이 그들이다.
주목할 점은 파드리노와 카베요 모두 마두로처럼 미국의 기소장에 이름이 올라있고 현상금이 걸려있다는 사실이다. 건슨은 "지금은 그들의 이익에 맞지 않아 민간 지도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지만, 근본적 이익이 위협받는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이 그들을 잡으러 다시 올 수도 있고, 로드리게스 남매와 합의한 정치적 개방이 베네수엘라나 미국에서의 기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 복잡한 것은 마두로의 납치가 그의 측근 일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가디언은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델시 로드리게스가 이전에 미국 관리들에게 마두로 축출 시 협조하겠다고 보장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로드리게스가 마두로 축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로 합의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시각
이번 사건은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광범위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트럼프가 서반구에서의 "우위"를 천명한 상황에서, 이는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의 시작일 수도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이는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미국이 자원 확보를 위해 주권국가에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감행한 선례는 향후 국제관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베네수엘라 석유의 20%가 아시아로 수출되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도 장기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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