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증권, 일반 증권과 같은 자본 규제 적용
미국 은행 규제당국이 토큰화 증권에 대해 일반 증권과 동일한 자본 요구사항을 적용한다고 발표.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위에 발행된 토큰화 증권도 일반 증권과 똑같이 취급하겠다는 미국 규제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기술이 달라도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규제의 벽이 낮아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감독청(OC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3대 은행 규제기관이 3월 5일 공동으로 발표한 FAQ 문서의 핵심은 명확했다. "증권을 발행하고 거래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은 일반적으로 자본 처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는 은행들이 토큰화 증권을 보유할 때 일반 증권과 동일한 수준의 자본을 유지하면 된다는 의미다. 1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든, 블록체인에서 토큰으로 발행된 1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든 은행이 준비해야 할 자본 완충액은 같다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자는 토큰화 사업을 추진하는 금융회사들이다. 추가적인 자본 부담 없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이 이미 토큰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 셈이다.
반면 전통적인 증권 중개업체들은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화는 거래 비용을 낮추고 24시간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어 기존 시스템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기술 중립성의 메시지
규제당국이 특히 강조한 것은 '기술 중립성'이다. 토큰이 허가형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든 비허가형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든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는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담보로 활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토큰화된 부동산이나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헤어컷(담보가치 할인율)'도 일반 증권과 동일하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효과의 연장선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과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암호화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보였던 규제당국들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토큰화 증권에 대한 정책을 별도로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규제 기관들 사이의 정책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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