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 그래서 4,000명을 잘랐다
시스코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4,000명을 감원했다. AI 투자 재원 마련이 이유다. 실적 호조 속 구조조정이라는 역설이 빅테크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역대 최고 분기 매출." 시스코 CEO 척 로빈스가 수요일 블로그에 쓴 첫 문장이다. 같은 날, 회사는 4,000명 가까운 직원에게 해고 통보를 준비했다.
이 두 문장이 모순처럼 보인다면, 그게 바로 지금 빅테크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시스코는 2026년 5월 14일, 전체 인력의 약 5%에 해당하는 4,000명 미만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이 밝힌 이유는 명확하다. "비용 구조를 바꾸고 AI와 사이버보안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같은 날 공개된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다.
로빈스 CEO는 "직원들의 AI 활용 전반에 걸쳐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 서류에 따르면 그는 2025년 한 해 5,200만 달러(약 720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을 예정이다. 시스코는 CEO의 보수 삭감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스코는 2024년에만 두 차례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고, 2025년에도 150명을 추가로 내보냈다. 이번 감원은 그 연장선이다.
'실적 호조 + 감원'이라는 새 공식
시스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클라우드플레어와 제너럴모터스도 최근 며칠 사이 강한 재무 성과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인력 감축을 공개했다.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의 감원은 대부분 실적 악화의 신호였다. 주가가 떨어지고, 매출이 줄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 사람을 내보냈다. 지금은 다르다. 회사가 잘 나가는데도 사람을 줄인다. 이유는 하나다. AI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 논리의 핵심은 "AI가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전제다. 실제로 시스코는 내부 업무 자동화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특정 역할이 불필요해졌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어떤 직무가,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사이버보안 투자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시스코는 최근 몇 년간 라우터와 방화벽에서 잇따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고, 미국 정부를 포함한 기업 고객의 네트워크가 해킹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에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데이터 침해 사고도 있었다. 보안 강화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이 내부적으로 상당했을 것이다.
누가, 무엇을 잃는가
감원의 직접 피해자는 일자리를 잃는 4,000명이다. 하지만 이 파장은 더 넓다.
실직자 입장에서, 회사가 최대 실적을 내는 시점에 해고를 당하는 건 이중의 충격이다. "회사가 어려워서"라는 납득 가능한 이유도 없다. 단지 AI에 예산을 배분하는 전략적 결정의 결과물이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발표는 긍정적으로 읽힌다. 비용 구조 개선과 AI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투자를 명시한 구조조정 발표 이후 빅테크 주가가 오르는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됐다.
남은 직원 입장에서, 불안감은 피하기 어렵다. "내가 다음 순서일 수 있다"는 심리는 조직 문화와 생산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 기업들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 LG,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IT 인프라에 깊이 연결된 기업들은 시스코의 전략 전환이 네트워크 장비 구매 패턴이나 보안 솔루션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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