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피살, 인도 전역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 확산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인도 전역에서 대규모 반미·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졌다. 중동 정세 급변의 파장이 남아시아까지 확산되고 있다.
85세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이스라엘 연합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도 전역에서 격렬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토요일 이란에 대한 공습으로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이란 국영방송의 발표 직후, 일요일부터 뉴델리, 스리나가르, 하이데라바드, 잠무 등 인도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미국 타도", "이스라엘 타도"를 외치며 저녁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종교적 연대감이 불러온 격렬한 반응
오마르 압둘라 잠무카슈미르 주 총리는 "이란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며 시위대에게 "긴장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하고 냉정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시위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일요일 새벽 하메네이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검은 조문 띠로 둘러싼 그의 과거 영상을 방영했다. 이란 언론은 공습에서 하메네이의 딸과 사위, 손녀까지 함께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반응이 특히 격렬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인도 내 1억 7천만 명의 무슬림 인구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특히 시아파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종교적 존경심이 깊다. 또한 인도는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고, 최근 가자 전쟁에서도 이스라엘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지정학적 균형추 역할하는 인도의 딜레마
하지만 인도 정부는 미묘한 입장에 놓였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미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왔고, 동시에 이스라엘과도 방산·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이란과는 에너지 협력과 차바하르 항구 개발 등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인도는 그동안 중동 갈등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이스라엘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이란과도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석유 거래를 지속해왔다.
이번 사태로 인도의 이런 '줄타기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 무슬림 유권자들의 반발과 국제적 동맹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중동 격변이 남아시아로 번지는 신호
더 큰 우려는 중동의 불안정이 남아시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다. 파키스탄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예상되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이미 강력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등 다른 무슬림 국가들에서도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미 20% 급등했고, 인도의 에너지 수입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동 지역에 거주하는 900만 명의 인도인 노동자들의 안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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