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호르무즈 해협이 닫히면 한국은?
미국의 이란 군사 공격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지나는 길목이 지금 전쟁의 불씨 위에 놓여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중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반된 시나리오가 충돌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열기 위해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다른 쪽에서는 "미국의 이란 지상 침공은 글로벌 경제 붕괴를 촉발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그 사이에서 조용히 긴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이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현재 미국과 이란의 긴장은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협상 거부 시 군사적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미군은 중동 지역에 추가 전력을 배치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는 "행방불명된 이란 농축 우라늄"이다.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령 군사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트럼프가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측의 계산도 단순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전면전보다 장기적 긴장 상태를 선호한다고 분석한다. 협상 레버리지를 유지하면서 미국을 소모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이란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카드이지만, 동시에 자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왜 지금, 왜 한국이 긴장해야 하나
한국은 에너지 자립도가 극히 낮은 나라다. 원유 수입의 절대적 비중이 중동에 집중되어 있고, 그 물류 동맥이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에너지 가격 급등이 한국의 물가와 무역수지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는지를 떠올리면, 호르무즈 봉쇄의 파급력은 그보다 훨씬 클 수 있다.
국내 산업계에도 파장은 직접적이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고, 원유 가격 급등은 석유화학·플라스틱·운송 등 연관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뒤흔든다. 주식 시장에서는 에너지·방산 관련주가 들썩이는 반면, 항공·해운·제조업 종목에는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한 중동 전문가는 이번 위기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신뢰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유뿐 아니라 중동을 경유하는 컨테이너 물류, 보험료 급등,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각 진영의 셈법
미국 강경파는 이란의 핵 능력을 지금 꺾지 않으면 중동의 핵 도미노가 시작된다고 본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국가들도 이란의 핵 보유를 실존적 위협으로 인식한다. 반면 유럽과 중국, 러시아는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며 군사 행동이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란 내부에서도 단일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혁명수비대와 강경 보수파는 대결 노선을 선호하지만, 실용주의 진영은 경제 제재의 고통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을 편다. 이란 핵 협상의 결말은 결국 이란 내부 권력 구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제인도법 전문가들은 또 다른 우려를 제기한다. 이번 위기에서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준수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국제인도법에 대한 책임 추궁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됐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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