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가 막히자 세계 성장이 흔들린다
유엔이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2.5%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전쟁 전 하루 130척이 지나던 뱃길에, 지금은 10척만 다닌다.
호르무즈 해협 이야기다. 해양 정보 기업 Windward의 5월 19일 집계에 따르면, 4월 8일 미국·이란 휴전 이후에도 이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은 전쟁 전의 8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란의 공격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의 상당 부분이 이 좁은 물목을 통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숫자 하나가 전 세계 경제에 무슨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다.
유엔이 내린 경고: '불확실성 그 자체가 경기 침체다'
유엔 경제사회부(DESA)는 20일 발표한 최신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GDP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지난 1월 전망치 2.7%에서 0.2%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2027년 전망도 2.9%에서 2.8%로 소폭 하향됐다.
표면적인 숫자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유엔 경제분석국장 샨타누 무케르지의 말이다. 그는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했을 때는 에너지 시장에 대한 타격이었지만, 지금은 범위와 규모, 지속 기간이 불분명한 광범위한 공급 충격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 그 자체가 경제에 상당한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에너지 가격이 하반기에 완화되지 않고 각국 정부의 비축유 대응도 효과가 제한적일 경우, 세계 성장률은 2.1%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유엔은 경고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21세기 최저 수준이다.
지역별 타격은 불균등하다. 서아시아의 성장률 전망은 4.1%에서 1.4%로 2.7%포인트나 급락했다. 카리브해, 서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동남유럽, 영국도 0.4~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반면 미국(2.0%)과 중국(4.6%)의 전망치는 변동이 없었다. 선진 대국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 사이의 격차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왜 지금, 왜 이 전쟁인가
이번 보고서가 나온 타이밍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4월에 세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1%로 낮췄다. 유엔의 이번 발표는 그 흐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전쟁이 단기 충격을 넘어 구조적 불안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해운 통로가 아니다.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 원유 교역량의 약 20~25%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봉쇄는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과 직결된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대체 공급선 확보와 비축유 활용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전기·가스 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휴전이 성립했는데도 왜 배들은 여전히 다니지 않는가? 무케르지 국장의 표현처럼 "불확실성"이 핵심이다. 이란의 공격 위협이 명시적으로 철회되지 않는 한, 선박 운항사들은 보험 비용과 안전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해협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다. 전쟁이 멈춰도 경제적 피해는 계속되는 구조다.
개발도상국이 더 많이 운다
유엔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비대칭적 충격이다.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은 팬데믹 이전 평균보다 1.3%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전 세계 평균 하락폭은 0.7%포인트에 그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 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외환 보유액이 적은 나라들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통계가 아니다. 성장률 1%포인트 하락은 수백만 명의 빈곤 탈출 속도를 늦추고,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불안정으로 번질 수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어떻게 인도주의적 위기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주는 경로다.
물론 반론도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유엔의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본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전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체 공급국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각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도 충격을 완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 스스로도 하반기 유가 안정을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케르지 국장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의 가장 큰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이다. 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고,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며, 금융시장은 변동성을 키운다. 이 모든 반응이 성장을 갉아먹는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관련 기사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여파 속 베이징을 방문한다. 중국의 이란 원유 구매, 호르무즈 봉쇄, 희토류까지 — 미중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른 것들을 짚는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비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UN은 다가오는 파종 시즌을 앞두고 식량 안보에 심각한 경고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HMM 화물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에 불참한 결과라는 압박 메시지가 담겼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외교적 선택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란이 한국 해운사 HMM 선박을 공격한 직후, 트럼프는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를 촉구했다. 에너지 수입의 핵심 길목에서 한국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