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이민 단속: '아메리칸 드림' 접고 베네수엘라로 돌아온 이들의 씁쓸한 크리스마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으로 수많은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접고 귀국하고 있다. 8년 만에 고향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은 이들의 씁쓸한 현실을 취재했다.
8년 만에 고향에서 맞은 크리스마스. 하지만 마리엘라 고메즈가 1년 전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와 수천 명의 다른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에게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아메리칸 드림'의 끝을 의미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고메즈는 2025년 12월 25일베네수엘라 북부 마라카이에서 가족과 함께 조촐한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멋지게 차려입고 아들에게 스쿠터를 선물하며 애써 미소 지었지만, 실업과 빈곤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끝나버린 '아메리칸 드림'
고메즈와 그의 가족은 지난 10월 27일마라카이로 돌아왔습니다.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 텍사스에 도착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속에 국경순찰대에 붙잡혀 멕시코로 추방됐고, 그곳에서부터 베네수엘라로 향하는 위험한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경제 붕괴를 피해 조국을 떠난 770만 명이 넘는 베네수엘라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수년간 살다가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꿈꿨지만, 트럼프의 집권 2기가 시작되면서 그 희망은 꺾였습니다.
강제 추방과 씁쓸한 귀향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의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조치 이후 지난 9월까지 1만 4천 명 이상의 이주민이 남미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백악관의 압력 속에 추방자 수용 거부 정책을 철회하면서, 미국에서 베네수엘라로의 직접 추방도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올해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이주민은 1만 3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엇갈린 재회, 끝나지 않은 이주
귀향은 고메즈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위기를 피해 떠나올 때 남겨뒀던 스무 살 딸과 재회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재회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딸이 다음 달 브라질로 이주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고메즈는 새해에는 일자리를 찾고 전통 음식 '아야카'를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하며,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을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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