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앱'으로 사귀는 시대가 왔다
외로움이 공중보건 위기로 선언된 시대, 우정 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6억원 규모의 미국 우정 앱 시장과 주요 앱들을 분석하고,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본다.
미국 공중보건국이 '외로움'을 선언했다
2023년, 미국 공중보건국장(Surgeon General)은 전례 없는 경고를 발표했다. 심장병도, 비만도 아닌 '외로움'을 공중보건 위기로 공식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스마트폰 안에서 조용히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Appfigures에 따르면, 미국에서 우정·커뮤니티 앱들이 2025년 한 해에만 약 1,600만 달러(약 216억 원)의 소비자 지출을 기록했다. 다운로드 수는 430만 건에 달한다. 연애 앱이 만들어낸 '온라인에서 사람 만나기'에 대한 탈낙인화가, 이제 우정 영역으로도 옮겨붙은 셈이다.
누가, 왜 이 앱들을 쓰는가
수요층은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재택근무자들이다. 사무실이라는 '우연한 만남의 공간'이 사라지면서, 동료와 나누던 소소한 대화마저 예약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둘째는 새로운 도시에 정착한 20~30대다. 학교라는 자연스러운 사교 시스템을 벗어난 이후, 취미와 가치관이 맞는 친구를 찾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앱들의 공통 전제는 단순하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은 친구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명시함으로써, 헬스장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훨씬 낮은 심리적 장벽을 만든다.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접근 방식의 앱들이 경쟁 중이다. Timeleft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낯선 5명과의 저녁 식사를 주선한다. 참가자들은 행사 전날 밤에야 상대방의 직업과 별자리 정도만 알 수 있다. 222는 성격 테스트를 기반으로 그룹을 구성해 와인바나 코미디 클럽 같은 공공 장소에서의 만남을 연결하며, 월 $22.22의 구독료를 받는다. Bumble BFF는 연애 앱 Bumble이 2016년 론칭한 우정 기능에서 출발해 2023년 독립 앱으로 분리됐고, 최근에는 그룹 모임 기능을 강화했다. Meet5는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확장했으며, 출시 이후 미국에서만 77만 7,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신규 진입자도 있다. 2026년 3월 출시된 Synchrony는 자폐 스펙트럼을 포함한 신경다양성(neurodivergent) 성인을 위한 앱으로, AI 커뮤니케이션 도구 'Jesse'를 탑재해 대화 시작과 경계 설정을 도와준다. 월 $44.99의 구독료를 받는다.
이게 한국에서도 통할까
한국의 맥락에서 이 트렌드를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한국 역시 1인 가구 비율이 2023년 기준 35%를 넘어섰고, 사회적 고립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수도권으로 상경한 청년들, 육아로 기존 사회관계가 끊긴 부모들, 은퇴 후 새로운 커뮤니티가 필요한 중장년층 모두 잠재적 수요층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 공간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할까. 카카오는 이미 오픈채팅을 통해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만남까지 연결하는 구조는 아직 약하다. 반면 당근마켓은 동네 기반 커뮤니티 기능을 꾸준히 강화하며 이 방향으로 가장 가깝게 다가선 국내 서비스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앱들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경우, 가장 먼저 경쟁 압박을 받을 곳은 당근의 동네생활 기능일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변수는 문화적 맥락이다. 한국에서는 '앱으로 친구를 사귄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아직 연애 앱만큼 자연스럽지 않다. 하지만 연애 앱도 처음엔 그랬다. 틴더와 소개팅 앱이 10년 만에 일상이 됐듯, 우정 앱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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