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실적은 좋았는데 주가는 왜 8% 폭락했을까
팔로알토네트웍스가 매출·수익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가이던스 실망으로 주가가 급락. AI 시대 사이버보안의 역설을 들여다본다.
2조 9천억원의 분기 매출, 27% 늘어난 주당순이익. 숫자만 보면 팔로알토네트웍스의 2분기 실적은 완벽했다. 하지만 화요일 장후 주가는 8% 이상 급락했다. 월스트리트가 '완벽'에도 만족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장이 실망한 진짜 이유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었다. 팔로알토는 3분기 주당순이익 가이던스를 78~80센트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연간 주당순이익 전망도 기존 3.80~3.90달러에서 3.65~3.7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수익성 하락의 주범은 사업 부진이 아니라 사이버아크와 크로노스피어 인수로 인한 주식 희석 효과였다. 실제로 회사는 매출과 차세대 보안 연간반복매출(ARR) 전망은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AI가 만든 새로운 전쟁터
니케시 아로라 CEO의 말이 인상적이다. "AI 도입으로 공격 표면이 확장되고 있다. 더 많은 가상 에이전트, 더 많은 인프라, 더 많은 기계 간 활동이 생기면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위험이 등장했다."
여기서 핵심은 속도다. AI 시대에는 여러 보안 업체를 쓰는 기업들이 위협에 충분히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아로라의 진단이다. 고객들도 이를 깨닫고 팔로알토 같은 통합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흥미로운 건 10년 전 클라우드 도입과 비교한 대목이다. "이번에는 모든 게 훨씬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AI 보안 도입 곡선이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99.9% vs 95%의 차이
클로드 같은 AI가 보안 플랫폼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아로라는 명쾌하게 답했다. "해커는 백만 번 공격해서 한 번만 성공하면 되지만, 우리는 100% 방어해야 한다. 대형언어모델이 95% 정확도를 보여도 99.9%에 근접하기 전까지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 4.9%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이는 사이버보안의 본질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새로운 위협은 기존 학습 데이터에 없는 것들이고, 팔로알토는 "고유한 도메인별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어 LLM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숫자가 말하는 성장 동력
실적 면에서는 분명한 성장세를 보였다. 차세대 ARR 증가율이 전 분기 29%에서 33%로 재가속했고, 신규 플랫폼화 고객도 약 110개를 확보해 전년 대비 35% 늘었다.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인 프리즈마 AIRS는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제품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100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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