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미국 제쳤다
반도체 소재와 희토류 자석 등 전략 분야 갈등으로 EU가 중국 최대 무역분쟁국으로 부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국면
11월 기준으로 유럽연합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반도체 소재부터 희토류 자석까지, 전략 산업 전반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분쟁 지수에서 드러난 변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수요일 발표한 월간 지수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EU가 중국의 최대 무역분쟁 상대국으로 기록됐다. 이는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해온 미국을 넘어선 것이다.
분쟁의 핵심은 첨단 기술 분야다.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들과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 등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함께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변수였다면, 이제 EU도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는 EU
EU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얻은 쓰라린 교훈 이후, EU는 '전략적 자율성'을 핵심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를 '보호주의적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EU의 관세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다며 제소를 예고한 상태다. 양측 모두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안보를 내세우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의 딜레마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복잡한 계산에 빠져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EU와 중국 모두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어려운 처지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활약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같은 기업들은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EU는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지만, 동시에 핵심 소재의 상당 부분을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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