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억 2,600만 명의 생명줄이 흔들린다: 'MGNREGA' 폐지와 신규 노동법 G-RAM-G 통과

1억 2,600만 명의 생존권이 정부의 '재량'에 맡겨졌다. 인도의 농촌 빈곤층에게 연간 100일의 노동을 법적으로 보장하던 마하트마 간디 국가 농촌 고용 보장법(MGNREGA)이 사실상 폐지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 정부는 지난주 의회 겨울 회기에서 이를 대체할 'G-RAM-G(Viksit Bharat-Guarantee for Rozgar and Ajeevika Mission)'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법적 권리에서 정부 재량으로의 후퇴

새로운 G-RAM-G 법안의 핵심은 노동의 성격이 '권리'에서 '재량 사업'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기존 MGNREGA는 시민이 일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아 거부 시 소송이 가능했으나, 새 법안은 중앙정부가 사업의 시기와 장소를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개발 경제학자 장 드레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계획의 적용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상징성과 연방주의 훼손 논란

야권은 이번 개편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비판한다. 법안 명칭에서 국부 마하트마 간디의 이름이 삭제되고 힌두교 신의 이름인 'RAM'이 포함된 약칭이 사용된 것이 힌두 민족주의 표심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앙정부의 비용 부담을 60%로 낮추고 주정부에 40%를 전가함으로써, 재정이 열악한 주정부들이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엇갈리는 전망과 국제 사회의 우려

정부 측 시브라지 싱 초한 농업부 장관은 고용 보장 일수를 100일에서 125일로 늘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엔 극빈 및 인권 특별보고관 올리비에 드 슈터를 포함한 국제 전문가들은 서한을 통해 농번기 중 60일간 사업을 임의로 중단할 수 있는 조항이 고용 보장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