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다음은 쿠바" — 전쟁을 설계하는 남자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이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주도하며 석유 지배를 공언했다. 그가 그리는 '새로운 중동'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 정권이 무너지면, 우리는 엄청난 돈을 벌 것이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이 폭스뉴스에서 한 이 발언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투자'로 규정하며,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보유한 세계 석유 매장량의 31%를 미국의 '파트너십'으로 편입시키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 그는 쿠바 해방을 예고하는 모자를 들어 보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합동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임박한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공격 이후 그레이엄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향후 2주 안에 공격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무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이란 공격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의 반격은 이미 시작됐다. 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가해졌고, 미군 기지와 주요 인프라가 표적이 됐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항공 공역이 폐쇄됐으며, 유조선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이스마일 바가에이는 미국의 의도를 이렇게 규정했다. "그들의 계획은 명확하다. 우리나라를 분열시키고 석유 자원을 불법으로 탈취하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어떻게 이 전쟁을 설계했나
그레이엄의 역할은 단순한 '지지자'가 아니었다. 전쟁 발발 수 주 전, 그는 이스라엘을 여러 차례 방문해 모사드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그는 "우리 정부도 나에게 말하지 않는 것들을 그들은 말해준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레이엄은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할지 '코칭'했다. 이후 네타냐후는 트럼프에게 이란 관련 정보를 제시했고, 이것이 트럼프를 '설득'해 공격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그레이엄 스스로 밝혔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간 미국에 이란과의 전쟁을 촉구해왔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논거였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밝혀왔다. 이란 측은 핵 프로그램이 민간 목적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이 전쟁의 더 큰 그림
그레이엄의 발언은 이 전쟁을 단순한 안보 문제가 아닌 자원 확보 전략으로 읽게 만든다. 베네수엘라 좌파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의 '납치'와 이란 공격을 같은 맥락에서 언급하며, 두 나라가 보유한 세계 석유 매장량의 31%를 미국의 영향권 아래 두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히 밝혔다. "이것은 중국의 악몽이다. 이것은 좋은 투자다"라는 말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지정학적 선언에 가깝다.
그레이엄이 지지했던 전쟁들의 결과는 역사가 이미 기록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은 민간인 27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알카에다와 ISIL(ISIS)의 부상을 낳았다. 리비아는 여전히 두 세력으로 분열돼 있다. 시리아 내전은 30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국민 절반의 난민화를 초래했다.
이번 이란 전쟁이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한국 경제도 이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가 100달러 돌파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현대, 삼성 등 중동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한국 기업들도 안전과 사업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걸프 지역 항공 공역 폐쇄는 항공 노선과 물류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양한 시각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자들은 이번 공격이 핵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고 중동의 장기적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수십 년간 원해온 이란 정권 약화가 현실화되는 국면이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의 전례를 든다. 정권이 붕괴된 자리에 안정이 들어선 경우는 드물었다. 이란은 인구 8,500만 명의 국가로, 이라크보다 훨씬 복잡한 지정학적 행위자다. 이란 내 반정부 세력이 미국의 구상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며 미국과 안보 협력을 유지해왔지만, 이란의 보복 공격을 직접 받는 상황에서 '전쟁 동참' 요구는 이들에게 불편한 선택지다. 중국은 이란의 주요 석유 구매국으로, 미국이 이란 석유를 통제할 경우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을 받는다.
국제사회의 시선도 갈린다. 유럽은 국제법 위반 우려를 제기하고 있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이 전쟁을 자원 약탈의 새로운 형태로 읽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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