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대신 클릭해준다고? 웹 브라우징의 미래가 바뀐다
구글이 출시한 Auto Browse 기능, AI가 대신 웹서핑하고 쇼핑까지. 편리함 뒤에 숨은 위험과 한계는?
20년 넘게 우리가 해온 '클릭질'이 사라질 수도 있다. 구글이 이번 주 출시한 Auto Browse 기능은 AI가 사용자 대신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티켓 예약부터 쇼핑까지 처리해준다. 월 20달러짜리 Gemini Pro 구독자들이 먼저 체험할 수 있는 이 기능, 과연 우리 일상을 바꿀 게임체인저일까?
AI가 대신 클릭하는 세상
Auto Browse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다. Chrome 브라우저 옆에 뜨는 Gemini 챗봇에게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티켓 2장 예약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직접 웹사이트에 들어가 클릭하고 좌석을 고른다. 사용자는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실제 테스트 결과는 어땠을까? 기자가 직접 써본 Auto Browse는 기술적으로는 인상적이었다. 올바른 웹사이트를 찾아가고, 필터를 설정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을 완료했다. 작년 테스트했던 다른 AI 에이전트들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아쉬웠다. 심포니 티켓 예약에서 AI는 "통로 옆 좌석 2장"이라는 조건을 너무 문자 그대로 해석했다.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좌석 대신, 앞뒤로 떨어진 자리 2개를 골라버린 것이다. 데이트가 망할 뻔했다.
편의성 vs 통제권의 딜레마
Auto Browse가 제기하는 가장 큰 질문은 편의성과 통제권 사이의 균형이다. AI가 쇼핑몰에서 가죽재킷을 고를 때, 단순히 검색 결과 상위 3개를 장바구니에 담는 것으로 충분할까? 진짜 웹서핑의 묘미는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예상치 못한 보물을 발견하는 데 있지 않을까?
더 심각한 문제는 보안이다. AI 도구들은 악의적인 웹사이트의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에 취약하다. 이런 공격은 AI를 원래 작업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다. 구글은 구매나 소셜미디어 포스팅 같은 민감한 행동에는 사용자 승인을 요구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될까?
국내 온라인 생태계에서 Auto Browse 같은 기능이 어떻게 작동할지도 궁금하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플랫폼들은 구글 AI와 다른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11번가, 쿠팡, 티켓링크 같은 사이트들에서도 제대로 작동할까?
특히 한국의 복잡한 본인인증 시스템이나 ActiveX 잔재들을 AI가 어떻게 처리할지 의문이다. 해외 AI 도구가 국내 웹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웹의 미래, 클릭 없는 세상?
Chrome은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65%를 차지한다. 구글의 작은 변화도 수십억 명의 인터넷 경험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Auto Browse가 성공한다면, 웹사이트들도 사람이 아닌 AI를 위해 최적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구글은 검색 결과에 AI 오버뷰를 띄워 사용자들이 원본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Gmail의 Gemini 통합으로는 이메일을 대충 훑어보고도 답장을 생성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디지털 경험에서 사람이 빠지고 있다.
하지만 AI가 모든 클릭을 대신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될까? 예상치 못한 발견의 즐거움, 선택의 과정에서 오는 만족감, 그리고 디지털 세상을 직접 탐험하는 재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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