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혹한, 키이우 시민들이 견디는 진짜 이유
러시아 에너지 공격으로 전력난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민들의 생존 전략과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합니다.
키이우의 2월, 기온은 영하 15도. 하지만 진짜 추위는 따로 있다. 전력 공급이 하루에 6시간만 되는 상황에서, 280만 시민들이 어떻게 겨울을 버티고 있을까?
숫자로 보는 우크라이나의 현실
러시아의 지속적인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력 생산량은 전쟁 이전 대비 70% 감소했다. 키이우 지역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하루 24시간 중 전력이 공급되는 시간은 평균 6-8시간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병원의 인공호흡기, 지하철 운행, 통신망 유지까지 모든 것이 제한된 전력에 의존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전쟁 이전의 30% 수준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키이우에서 대규모 탈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시민들이 '적응'을 선택했다.
생존을 넘어선 적응의 경제학
키이우 시민들의 대응 방식을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된다. 전력 공급 시간표가 공개되자, 사람들은 일상을 재편성했다. 전력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세탁, 요리, 충전을 집중적으로 처리하고, 정전 시간에는 독서, 대화, 휴식을 취한다.
이런 '계획된 생활'이 의외의 부작용을 낳았다. 전력 사용량이 효율화되면서 개인 전기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또한 소형 발전기, 보조배터리, 난로 등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키이우의 한 소상공인은 "정전 시간에도 영업할 수 있는 카페가 인기"라며 "배터리로 운영되는 작은 가게들이 오히려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적응에는 숨겨진 비용이 있다. 의료진들은 수술 일정을 전력 공급 시간에 맞춰야 하고,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이 60% 이상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에너지 무기화의 글로벌 파급효과
우크라이나 상황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여전히 전쟁 이전 대비 2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언제든 에너지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독일과 폴란드 같은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가속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에도 영향이 있다. LNG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유럽의 에너지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LNG 도입 단가가 작년 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안보'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공급 중단에 대한 대응력'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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