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선택한 새 연준 의장, 과연 독립성을 지킬까
트럼프가 연준 비판론자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 중앙은행 독립성과 금리 정책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했다. 55세인 워시는 연준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로, 심지어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강경파다. 그런 그가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이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연준 비판론자에서 연준 수장으로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당시 그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높은 금리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받는다.
트럼프는 지난 12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워시)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얘기한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현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충분히 빠르게 내리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해온 트럼프에게는 반가운 인선인 셈이다.
워시는 우파 성향 싱크탱크인 후버연구소의 연구원이자 택배업체 UPS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 정책 결정부터 대차대조표 운용까지 연준의 모든 것을 비판해왔다. 특히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해 단기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독립성 vs 정치적 압력의 줄다리기
이번 인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을 향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해왔고, 최근에는 파월의 상원 증언과 관련해 연방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까지 했다. 이에 파월은 강력히 반발했고, 전직 연준 의장들과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지지 메시지를 보내며 연준 독립성 수호에 나섰다.
워시의 가족 관계도 눈길을 끈다. 그의 아내 제인 로더는 화장품 그룹 에스티 로더 창립 가문 출신이고, 장인인 억만장자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의 오랜 후원자이자 동맹이다. 이런 개인적 연결고리가 연준 의장으로서의 독립성에 영향을 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워시의 오랜 매파적 견해가 그가 트럼프의 완전한 꼭두각시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엇갈린 반응
워시 지명 소식이 알려지자 달러는 소폭 강세를 보였고, 금 가격은 6% 급락했다. 자산운용사 퀼터의 스튜어트 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워시 지명에 어느 정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것"이라며 "워시는 2017년에도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고, 시장에서 존중받는 권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워시의 임명은 상원 승인을 거쳐야 한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톰 틸리스는 파월에 대한 잠재적 법적 소송이 해결될 때까지 트럼프의 지명자들을 반대하겠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워시와 함께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은 백악관 경제고문 케빈 해셋,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월스트리트 채권 전문가 릭 리더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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