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옴, 인도 타타와 '반도체 동맹'... 모디의 '칩 인디아' 전략에 속도 붙나

일본의 전자부품 대기업 로옴(Rohm)이 인도의 타타 일렉트로닉스(Tata Electronics)와 손잡고 인도 현지에서 전력 반도체 생산에 나섭니다. 로옴은 2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수입에 의존하던 칩을 직접 현지에서 만들겠다는 로옴의 전략 변화이자, 인도를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 키우려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야심 찬 계획에 힘을 싣는 중요한 움직임입니다.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전력 반도체'입니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의 전력 효율을 관리하는 필수 부품이죠. 로옴은 기존 완제품 수입 방식에서 벗어나, 타타와의 협력을 통해 인도 내에서 직접 이 칩들을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하게 됩니다. 교토에 본사를 둔 로옴 측은 이번 결정이 인도의 거대한 내수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거대한 그림의 일부입니다. 인도 정부는 '세미콘 시티(Semicon City)' 구상을 중심으로 막대한 보조금을 내걸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반도체 자립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타타 그룹 역시 이에 발맞춰 대만 파워칩과 인도 최초의 반도체 팹(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 PRISM Insight: '탈중국' 공급망 재편의 큰 흐름

이번 로옴과 타타의 협력은 단순히 두 기업의 만남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을 벗어나(China Plus One)' 다변화되는 거대한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는 모든 국가와 기업의 최우선 과제가 됐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이는 인도 시장의 잠재력, 특히 제조업과 기술 인프라 분야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인도의 불안정한 전력망이나 숙련된 인력 확보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어 장밋빛 전망만 하기는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