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원전 재가동 '청신호'… 후쿠시마 트라우마 넘는 日 에너지 안보
후쿠시마 사고 약 15년 만에 세계 최대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재가동이 니가타현 의회 승인으로 확정됐다. 에너지 안보와 AI 시대의 전력 수요가 주민들의 안전 우려를 넘어서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약 15년 만에 일본이 원자력 에너지 복귀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12월 22일, 니가타현 의회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을 사실상 승인했다. 이는 일본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후쿠시마의 깊은 상처 사이의 오랜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음을 시사한다.
찬성과 반대, 갈라선 민심
이날 니가타현 의회는 하나즈미 히데요 지사의 재가동 지지 방침에 대한 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재가동을 위한 마지막 지역적 관문으로 여겨져 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표결에 앞서 현청 앞에는 약 300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영하 6도의 추위 속에서 "원전 반대", "가시와자키-가리와 재가동 반대" 등의 현수막을 든 이들은 대부분 고령층이었다.
시위대는 일본의 고향을 노래하는 '후루사토'를 함께 부르며 원전 재가동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한 시위자는 "도쿄전력(TEPCO)이 원전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외쳤고, 군중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우리는 원전 사고의 위험을 직접 겪었기에 이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오가 아야코, 후쿠시마 피난민 및 반핵 운동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16만 명의 피난민 중 한 명이었던 오가 아야코(52) 씨는 이날 시위에 동참했다. 그녀는 "후쿠시마의 교훈을 절대 잊지 말자"고 외치며, 원전 부활이 끔찍한 위험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니가타현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민의 60%는 재가동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약 70%는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에너지 안보와 AI 시대의 딜레마
일본 정부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일본은 전력 생산의 60~70%를 수입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수입에만 10조 7천억 엔을 지출했다.
최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에너지 안보 강화와 화석 연료 비용 절감을 위해 원전 재가동을 강력히 지지해왔다. 특히 전력 소비량이 막대한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붐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자력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시는 그런 사고를 반복하지 않고 니가타 주민들이 비슷한 일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가동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공영방송 NHK는 도쿄전력이 내년 1월 20일 첫 번째 원자로 재가동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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