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시설 지하 터널, 접근 불가 상태로 농축우라늄 보관 중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지하 터널에 보관 중이나 작년 폭격으로 접근이 제한된 상황. 미국-이란 간접협상도 교착상태.
400kg이 넘는 고농축 우라늄이 지하 터널 속에 묻혀 있다. 그런데 아무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7일 공개한 보고서는 이란의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스파한 핵 시설 지하 터널에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이 대량 저장되어 있지만, 작년 이스라엘과 미국의 폭격으로 시설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폭격 이후 8개월, 여전히 접근 불가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 이미지에서 터널 입구 주변의 “정기적인 차량 활동”이 관찰되지만, 핵 사찰관들은 여전히 시설에 접근할 수 없다. 작년 6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12일간의 전쟁 이후 테헤란이 IAEA와의 협력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란 당국조차 해당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자지라 특파원 알리 하셈은 “이란 측도 그 시설들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위성 이미지로는 시설 주변 작업이 확인되지만, 이란이 실제로 내부에 진입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60% 농축은 무기급 농축도(90%)에서 한 발짝 떨어진 수준이다. 기술적으로는 몇 주면 무기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농도다.
미국의 ‘과도한 요구’ vs 이란의 ‘주권 수호’
제네바에서 열린 3차 오만 중재 간접협상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에 핵 인프라 완전 해체, 탄도미사일 제한, 지역 동맹국 지원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입장에서는 “모 아니면 도” 식 요구다. 핵 프로그램은 이란이 서방 제재 속에서도 지켜온 마지막 협상 카드인데, 이를 완전히 포기하라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작년 폭격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여전히 이란의 핵 역량을 우려하는 모순적 상황이다.
접근 불가능한 핵물질의 역설
IAEA는 또 다른 우려도 제기했다. 이란이 12일 전쟁 이전 이스파한에 네 번째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 중이었는데, 현재 그 정확한 위치나 운영 상태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상황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은 결과다. 이란은 자국의 핵물질에 접근할 수 없고, IAEA는 사찰할 수 없으며, 미국은 실제 위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972파운드(약 441kg)의 고농축 우라늄이 지하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 확실할 뿐이다.
다음 주 비엔나에서 열리는 IAEA 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동시에 기술팀 간 오만 중재 회담도 같은 도시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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