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도 없는 우주에서 속도를 어떻게 잴까?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은 나무도, 바람도, GPS도 없는 공간에서 어떻게 자신의 속도를 알까? 도플러 효과부터 관성 측정까지, 우주 항법의 물리학을 풀어본다.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 안에 당신이 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창밖을 봐도 아무것도 없다. 바람도 없고, 나무도 없고, GPS 신호도 닿지 않는다. 그런데 수억 킬로미터 떨어진 화성과의 랑데부를 성공시키려면 지금 이 순간 정확한 속도를 알아야 한다. 0.1%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속도란 무엇인가, 우주에서는 더 복잡하다
지상에서 속도를 재는 건 간단하다. 자동차 타이어가 1초에 몇 번 회전하는지 세면 된다. 비행기는 날개 위로 공기가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측정한다. GPS가 있으면 두 위치 사이의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그만이다.
그런데 우주에는 이 중 어느 것도 없다. 타이어도, 공기도, GPS 위성도.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먼저 개념 하나를 짚고 가자. '속력(speed)'과 '속도(velocity)'는 다르다. 속력은 그냥 얼마나 빠른가다. 속도는 방향까지 포함한다. 꿀벌이 꽃에서 꽃으로 날아다닐 때, 꿀벌의 속력은 일정할 수 있지만 방향이 계속 바뀌므로 속도는 매 순간 달라진다.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할 때는 방향이 핵심이기 때문에 속도, 즉 벡터 개념이 필요하다.
더 복잡한 문제가 있다. 우주에는 '정지해 있는 기준점'이 없다. 지구를 기준으로 하면 달 착륙선이 달 표면에 정지해 있어도 지구 기준으로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셈이다. NASA의 아르테미스 IV 미션(2028년 달 착륙 예정)에서 착륙선은 달을 기준으로 속도를 계산해야 한다. 지구 기준으로는 양수인 속도가 달 표면 기준으로는 0일 수 있고, 그 상태에서 착륙 기동을 시도하면 재앙이다.
두 가지 해법: 지상에서 재거나, 스스로 재거나
첫 번째 방법: 도플러 효과
기차가 다가올 때 소리가 높아지고, 멀어질 때 낮아지는 걸 경험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음파가 압축되거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전자기파, 즉 빛과 전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구에서 우주선을 향해 100MHz 주파수의 전파를 쏜다. 우주선에 반사되어 돌아온 전파의 주파수가 100.001MHz라면? 그 미세한 차이만으로 우주선이 지구 쪽으로 초속 1,000미터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파동 간섭 현상을 이용하면 이 작은 차이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지구를 향해 오거나 멀어지는 방향의 속도만 잴 수 있다. 우주선이 지구 시선 방향과 수직으로 움직이면 도플러 변화가 없다. 해결책은 여러 곳에 관측소를 두는 것이다.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수직으로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
더 큰 문제는 가시선(line-of-sight)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난 4월 6일, 오리온 우주선이 달 뒤편을 통과할 때 지구와의 통신이 완전히 끊겼다. 이 순간 우주선은 완전히 혼자였다.
두 번째 방법: 관성 측정
눈을 가리고 차에 탔다고 상상해보자. 차가 출발하면 등받이에 몸이 밀린다. 급정거하면 앞으로 쏠린다. 커브를 돌면 옆으로 기운다. 이 느낌만으로도 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우주선도 마찬가지다. 관성 측정 장치(IMU)는 가속도를 측정한다. 가속도는 속도의 변화량이다. 출발할 때의 속도를 알고, 이후 모든 가속도 변화를 누적해서 더하면 현재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외부 신호 없이, 우주선 스스로 자신의 속도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도 완벽하지 않다. 측정 오차가 누적된다. 아주 작은 오차라도 수개월의 비행 동안 쌓이면 무시 못 할 편차가 생긴다. 그래서 실제 우주 임무에서는 도플러 측정과 관성 측정을 함께 쓰고, 서로 교차 검증한다.
정밀도가 생사를 가른다
화성까지의 거리는 최소 5,500만 킬로미터, 최대 4억 킬로미터에 달한다. 속도 계산에 0.01%의 오차만 생겨도 수천 킬로미터를 빗나갈 수 있다. 화성의 지름은 6,779킬로미터. 빗나가면 그냥 우주 미아가 된다.
NASA의 심우주 통신망(DSN, Deep Space Network)은 전 세계 세 곳(캘리포니아, 스페인, 호주)에 대형 안테나를 배치해 우주선의 도플러 신호를 끊임없이 추적한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어느 한 곳이 우주선을 놓치더라도 다른 곳이 이어받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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