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유럽에서 '자사 우선' 끝내나
구글이 EU 반독점 제재 후 검색 결과에서 경쟁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하는 테스트를 시작한다. 검색의 판도가 바뀔까?
20년 만에 구글이 검색 철학을 바꾼다
구글이 유럽에서 검색 결과 표시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호텔, 항공편, 레스토랑 검색에서 구글 플라이트나 구글 호텔 같은 자사 서비스 대신 경쟁사 서비스를 상단에 노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작년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재한 지 거의 1년 만의 대응이다. 구글은 "유럽 전역에서 곧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라며 "숙박 서비스부터 시작해 항공편과 기타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년간 쌓아온 '자사 우선' 전략의 종말
구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구글이 구축해온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을 건드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2000년대 중반부터 검색 결과에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해왔다. 사용자가 "파리 호텔"을 검색하면 부킹닷컴이나 익스피디아 같은 경쟁사보다 구글 호텔이 먼저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구글은 검색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여행,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EU는 이를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했다. 구글이 검색엔진 독점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업 영역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경쟁사들의 엇갈린 반응
이번 발표에 대한 업계 반응은 복잡하다.
여행 예약 업체들은 환영 분위기다. 부킹홀딩스 주가는 발표 당일 2.3% 상승했고, 익스피디아 역시 1.8% 올랐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드디어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구글 투자자들은 우려를 표했다. 모건스탠리는 "구글의 여행 관련 수익이 연간 15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는 언제, 어떻게 적용될까
한국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현재 한국에서 구글 검색 점유율은 76%로, 네이버(22%)를 크게 앞선다. 만약 구글이 한국에서도 유사한 변경을 적용한다면?
국내 여행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파크트리플 관계자는 "구글 검색에서 해외여행 상품 노출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플랫폼에는 양날의 검이다. 구글이 자사 서비스 우선 노출을 포기하면서 검색 결과가 더 공정해질 수 있지만, 동시에 구글의 한국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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