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그린란드 주장, 역사는 어떻게 말하나
트럼프가 미국이 그린란드를 덴마크에 '돌려줬다'고 주장했지만, 2차 대전 당시 실제 역사는 더 복잡하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의 진실.
도널드 트럼프가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재차 밝히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덴마크에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40년 나치 독일의 덴마크 점령 당시 실제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 주장은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2차 대전, 그린란드의 운명을 바꾸다
1940년 4월 독일이 덴마크를 점령하자, 그린란드는 하루아침에 본국과의 연결이 끊어졌다. 당시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식민지였지만, 독일의 손에 넘어갈 위험에 처했다. 미국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헨릭 룬드 크리스텐센 덴마크 국방대학 교수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했다기보다는, 덴마크 정부의 동의 하에 임시 보호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은 덴마크 주재 대사를 통해 그린란드 방어 협정을 체결했고, 독일의 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군사 기지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완전히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그린란드 현지에서는 덴마크 총독과 미군 사이에 관할권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실상 미군이 행정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전후 '반환'의 진실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전쟁 후 그린란드가 덴마크로 '반환'된 과정은 단순한 영토 이양이 아니었다. 1945년 전쟁이 끝나자 미국은 그린란드에서 철수했지만, 냉전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다시 복잡해졌다.
1951년 미국과 덴마크는 새로운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은 툴레 공군기지(현재 피투팍 스페이스 베이스)를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즉, 미국은 그린란드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이 아니라, 덴마크와의 합의 하에 전략적 거점을 유지한 셈이다.
덴마크 외교부는 최근 성명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했다가 '반환'했다는 표현은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며 "양국은 공동의 안보 이익을 위해 협력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21세기 그린란드, 새로운 각축장
오늘날 그린란드는 208만㎢의 광활한 영토에 5만 6천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덴마크의 자치령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북극 항로가 열리고 희토류 등 지하자원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다시 지정학적 관심의 중심에 섰다.
중국은 그린란드의 광물 자원에, 러시아는 북극 항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독립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못박았다.
기자
관련 기사
중국 국영 조선사가 공개한 사진 한 장이 군사 전문가들의 논쟁을 촉발했다. 거대한 선체가 암시하는 것은 중국 해군의 '원양 작전' 야망이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가 인도를 4일간 방문한다. 친인도 강경 반중 노선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가 왜 지금 불편한 환영을 받고 있는가.
트럼프와 푸틴이 각각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화려한 의전 뒤에 숨은 상징과 개인적 유대의 의미를 짚는다.
이란발 유가 충격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드는 사이, 중국 신장의 석탄화학 단지가 빠르게 그 공백을 채우고 있다. 에너지 지정학의 새로운 축이 형성되고 있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