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 글 하나가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서브스택 게시글 하나로 다우지수가 1.7% 급락. AI가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투자자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이 반응이 시사하는 바는?
서브스택 글 하나가 1조 7천억원을 날렸다
월요일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1.7% 급락했다. 먼데이닷컴과 도어대시 같은 개별 종목들은 7%씩 폭락했다. 원인은 놀랍게도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라는 서브스택 뉴스레터의 게시글 하나였다.
이 글은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 AI가 미국 경제 전반을 파괴하는 가상 시나리오를 담고 있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이를 '가상'이 아닌 '예고'로 받아들인 것이다.
AI가 화이트칼라를 집어삼키는 시나리오
게시글이 그린 미래는 이렇다. 기업들이 젠데스크나 먼데이닷컴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구매하는 대신, AI를 이용해 사내에서 직접 개발하기 시작한다. 계약을 재협상하거나 아예 끊어버린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마진을 지키기 위해 직원을 해고한다. 화이트칼라 실업이 늘어나고, 남은 직원들의 협상력도 약해져 임금이 하락한다. "AI 성능 향상 → 기업의 인력 수요 감소 → 화이트칼라 해고 증가 → 소비 감소 → 기업의 AI 투자 확대 → AI 성능 향상"의 악순환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AI 상거래'가 고객 충성도와 관성에 의존하는 도어대시나 비자 같은 기업들의 해자를 무너뜨린다. AI는 충성도도 관성도 없이 오직 가격만 비교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다르다"는 경고
게시글의 핵심은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낙관론에 대한 반박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년간 반복해온 주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게 글의 논리다. "미국 경제는 화이트칼라 서비스 경제다. 화이트칼라가 전체 고용의 50%를 차지하고 개별 소비지출의 75%를 견인한다. AI가 잡아먹는 사업과 일자리가 미국 경제의 일부가 아니라 미국 경제 그 자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화이트칼라 경제의 공동화는 "자연적 제동장치가 없는 부정적 피드백 루프", 즉 "인간 지능 대체 나선"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이 보인 진짜 속마음
화요일 선물시장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월요일의 충격이 일회성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전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언급된 모든 주식이 털렸다"고 말했다. 서브스택 글 하나가 시장을 이렇게 흔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두려움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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