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들고 있다고 했는데, 핸드폰이었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발표한 '무장한 위험인물' 사살 사건, 실제로는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며 정부 발표의 신뢰성에 의문 제기
토요일 아침, 알렉스 프레티가 연방 요원들에 의해 사망한 직후, 국토안보부는 즉시 "사망자가 무장하고 위험했다"는 이야기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총을 들고 있었다고 했다. (벨링캣의 영상 분석에 따르면 프레티는 총격 당시 비무장 상태였다.) 총을 들고 요원들에게 접근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프레티는 무장한 국경순찰대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계속된 총격을 받으며 숨졌다.
총격 직후 시작된 '서사 만들기'
사건 발생 몇 시간 만에 공식 발표가 나왔다. "위험한 무장 용의자", "요원들의 정당방위", "불가피한 상황" 같은 표현들이 언론 브리핑과 보도자료를 채웠다. 하지만 독립적인 조사 결과와 목격자 증언은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네소타주는 허가증만 있으면 공개적으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곳이다. 보수층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수정헌법 제2조가 보장하는 권리다. 그런데 정작 총을 들고 있지도 않았던 사람이 "무장한 위험인물"로 둔갑했다.
패턴화된 정부 발표의 문제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법집행 기관이 관련된 치명적 사건 이후, 초기 공식 발표와 나중에 밝혀진 사실 사이의 괴리는 이제 거의 예측 가능한 수준이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에도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첫 발표는 "의료적 응급상황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목격자들의 휴대폰 영상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문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이는 시스템적인 패턴이다. 사건 발생 → 일방적 서사 구성 → 언론 보도 → 나중에 "정정" 또는 "추가 조사 결과" 발표. 하지만 첫 번째 이야기가 대중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되돌리기 어렵다.
정보 독점의 위험성
법집행 기관은 사건 현장에 대한 거의 독점적 접근권을 가진다. 증거 수집, 목격자 인터뷰, 공식 발표 타이밍까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 사실"이라고 발표되는 내용이 실제로는 얼마나 객관적일까?
벨링캣 같은 독립 조사 기관이나 시민 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식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각도에서 사실을 확인하려는 시도들이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
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는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다. 하지만 그 신뢰는 투명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시민들이 정부 발표를 의심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것은 신뢰가 아니라 복종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있다. 정부 발표와 실제 상황 사이의 괴리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세월호 참사 초기 대응, 각종 재난 상황에서의 정보 공개, 코로나19 초기 발표들을 떠올려보자. 완전히 다른 맥락이지만, 정보를 독점한 권력이 어떻게 서사를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교훈은 공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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