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명 해커들의 '비밀창고'가 문 닫았다
미국과 EU 경찰이 해커 포럼 LeakBase를 폐쇄했다. 142,000명 회원이 수억 개 개인정보를 거래하던 사이트의 몰락이 사이버보안에 미칠 파장은?
142,000명. 이 숫자는 단순한 회원 수가 아니다. 지난 5년간 전 세계 해커들이 모여 수억 개의 개인정보를 사고팔던 '디지털 암시장'의 규모다. 미국과 EU 경찰이 이번 주 LeakBase를 폐쇄하며, 사이버 범죄의 거대한 생태계 하나가 무너졌다.
5년간 쌓인 '개인정보 아마존'
LeakBase는 2021년부터 운영된 해커 전용 포럼이었다. 여기서 거래된 것들은 충격적이다:
- 수억 개의 계정 정보 (이메일, 비밀번호)
- 신용카드 번호와 은행 계좌 정보
- 해킹 도구와 악성코드
- 215,000건 이상의 거래 메시지
단순히 정보를 훔치는 수준을 넘어, 체계적인 '범죄 인프라'였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해커들은 여기서 도구를 구하고, 훔친 데이터를 팔고, 새로운 공격 방법을 공유했다.
전 세계 동시 타격, 13명 체포
FBI의 브렛 레더만 사이버 담당관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글로벌 규모였다:
- 100건의 동시 단속
- 13명 체포
- 33명 수사 대상
- 상위 활성 사용자 37명 대상 조치
특히 FBI가 사이트 도메인을 직접 장악해 "압수" 공지를 띄운 점이 인상적이다. 해커들에게 "우리가 모든 걸 보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암호화폐 시대의 새로운 범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LeakBase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과거 해커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했다면,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전문화되고 규모화됐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서비스 정보도 이런 사이트에서 거래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글로벌 서비스들의 데이터 유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확산도 이런 범죄를 부추겼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결제 수단으로 해커들의 거래가 더욱 활발해진 것이다.
한 곳이 무너져도 다른 곳이 생긴다
하지만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LeakBase 폐쇄는 분명 성과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하나의 포럼이 사라지면 곧 다른 곳이 생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우려다. 실제로 과거 실크로드 같은 대형 사이트들이 폐쇄된 후에도 유사한 플랫폼들이 계속 등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유출된 데이터다. LeakBase에서 거래된 수억 개의 개인정보는 여전히 해커들 손에 있다. 당신의 이메일과 비밀번호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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